2000년대 들어 노래방과 PC방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것은 이젠 옛말이다. 고개만 돌리면 골목골목마다 ‘※’로 대표되는 당구장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부터 당구장 증가 폭이 뚜렷하게 눈에 늘어 지난 2003년 말 431개이었던 대전 지역 당구장 수는 ▲2004년 444개 ▲2005년 427개 ▲2006년 426개로 노래방과 PC방에 손님을 빼앗기면서 사양길로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2007년 말엔 503개로 늘어나더니 2008년 말에는 전년보다 무려 100개 이상이 증가한 607개로 예전의 인기를 훌쩍 넘어섰다.
평일 점심시간에 중국 음식을 시켜놓고 아예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을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퇴근 시간 이후엔 당구장 자리를 잡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당구인기는 남성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여성들도 포켓볼을 치기 위해 당구장 문을 자주 드나들 정도로 당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대전당구연합회가 집계한 지역 내에서 당구를 정기적으로 즐기는 동호인 수만 118개 클럽에 2763명에 달한다.
동호인 김윤기(34)씨는 “직장인들이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심 내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당구 인기 상승에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녹색 테이블의 향연’ 탁구 인기도 만만치 않다.
대전탁구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탁구 동호인 수는 약 3000여 명가량이다. 이는 3년 전 1200~1300여 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특히 비공식 동호회는 공식 동호회의 수 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탁구장 수는 공식 집계된 것은 없지만 웬만한 아파트, 회사, 체육관에는 탁구장이 모두 설치돼 있으며 사설 탁구장 수도 부쩍 늘었다.
이기웅 탁구연합회 사무국장은 “탁구는 실내에서 할뿐더러 초보자가 빠르게 익히기 편하고 몸에 무리가 없는 게 특징으로 현대인들의 운동에 안성맞춤”이라고 탁구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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