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워낙 기능과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도대체 어디서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에어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꼼꼼히 챙겨봐야할 구입 요령 등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우리 집에 맞는 에어컨은?=에어컨 구입 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설치 장소에 따른 종류와 평형이다. 에어컨은 일반적으로 창문형과 분리형, 스탠드형, 멀티형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창문형은 실내기와 실내기 배관이 하나로 돼 있어 사무실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형태로 가정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나머지 세 가지가 가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형태인데 우선 분리형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벽걸이형을 생각하면 된다. 스탠드형은 거실에 많이 설치하는 일반적인 에어컨 형태이며, 멀티형은 하나의 실외기로 분리형과 스탠드형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되는 이른바 ‘2 in 1’제품을 떠올리면 된다.
이를 기반으로 일단 가정에서 에어컨을 어디에 설치할 지를 결정해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가정에서 방안에만 설치할 것이라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고 적은 평형대에 적합한 분리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거실에 설치할 경우라면 용량이 크고 냉방능력이 좋은 스탠드형을 구입해야 하며, 두 곳 이상 동시에 설치할 것이라면 멀티형을 선택하면 된다.
설치 장소에 따른 종류를 결정했다면 이번에는 평형대를 고려해 보자. 에어컨은 평형에 따라서도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작거나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냉방면적에 맞게 적정한 평형대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냉방면적 보다 작은 제품을 선택할 경우 가격은 저렴하지만 냉방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며, 큰 제품 역시 전기 사용량과 가격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냉방면적의 1.2배 정도 되는 에어컨 평형을 적정 용량으로 본다. 예를 들어 거실에 설치하는 에어컨은 거실 면적이 10평 정도라면 12평형 정도가 적당하다. 좀 더 쉽게 판단하려면 아파트의 경우 전체 평수의 절반, 주택은 이 보다 조금 더 큰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실 평수가 99㎡(30평)정도라면 15평형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가격과 에너지 효율 등 함께 고려=적당한 종류와 평형을 결정한 뒤 실제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무래도 에너지 효율이다. 가정에서는 에어컨이 여름철 전기를 가장 많이 먹는 가전제품이다 보니 에너지 효율은 곧 바로 전기료와 연결된다. 싸다고 해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제품을 살 경우 장기적으로 더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에너지효율은 1등급에서 5등급까지로 나뉘어 표시되며, 에어컨도 제품마다 에너지효율이 제각각이다. 일반적으로 15평형을 기준으로 에너지 효율이 4등급이라면 한 달에 380~400Kw의 전력이 소모되며, 1등급 제품은 230~250Kw 정도다. 또 1등급이라해도 에너지 효율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에 표시된 냉방효율(소비전력 대비 냉방능력)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출시된 제품들 중에서 ‘2 in 1’제품의 에너지 효율이 대부분 1등급이며, 일반형 제품들은 4등급 정도가 많다. 이는 실외기의 용량에 따른 차이로 용도와 가격 등을 함께 고려해 형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구입 시기와 추가 비용 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에어컨 구입 후 설치시에는 배관 길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벽걸이형의 경우 4~5m, 스탠드형은 8~10m 정도의 배관이 구입가격에 포함돼 있지만, 배관 길이가 추가될 경우 m당 1만원~1만 5000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치 장소 등을 고려해 배관비나 설치비 같은 추가 비용 등을 미리 따져보는 것이 좋다.
또 성수기에 에어컨을 구입하게 될 경우 충분히 따져볼 시간을 갖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기왕 구입을 결정했다면 성수기를 피해 사전에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일단 성수기에는 물량이 부족할 수도 있고, 설치되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고가의 제품인 만큼 사전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디서 살까?=보통 에어컨은 유통 및 구입 경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제품이어도 백화점이나 대리점은 비싸고 전자제품 전문매장은 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로 인해 전자제품 전문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같은 제품이어도 질이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제품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격 차이에 혼란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일종의 ‘착시효과’에서 비롯된 오해인 경우가 많다. 일단 진짜 동일제품이라면 기본적인 출고가격 때문에 유통경로에 따라 큰 가격 차이가 발생하기 힘들다. 물론 유통경로에 따른 가격정책과 판촉에 따라 그때 그때 가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인식되는 것 처럼 큰 차이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기본적으로 전자회사에서 생산하는 공용모델과 전용모델의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30~40개의 모델을 출시한다고 할 때 이 중 일부는 백화점용ㆍ할인매장용 등 유통경로 별 전용모델, 나머지는 공용모델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용모델의 경우 백화점이나 직영매장에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고급형 모델이 많이 들어가고, 전자제품 전문매장 등에서 부가기능을 뺀 저가의 실속형 모델이 주를 이루게 된다.
쉽게 말해 백화점이나 대리점에는 고급형 모델이 많고, 전자제품 전문매장은 상대적으로 저가형 모델이 많이 진열ㆍ판매되기 때문에 가격 차에 대한 인식을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언뜻 보아 외형 상 같은 제품 처럼 보여도 기능 등을 따져보면 완전히 동일제품이 아닌 경우가 많아 온전한 가격비교를 위해서는 모델명을 정확히 확인해 봐야 한다.
실제 LG전자의 공용모델인 ‘휘센 디럭스모던(모델명:F-C151WBH)’15평형 제품을 기준으로 대전지역 백화점과 LG명품관, 하이마트 등 3곳의 매장에서 가격을 비교한 결과 모두 170만원대로 비슷한 가격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다기능의 고급형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 저가의 실속형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 등 각자의 형편을 고려해 구입처를 선택하고, 꼼꼼하게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 매장 별 판촉행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특판행사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LG명품관 둔산점 관계자는 “가격 차이는 대게 기능 등의 차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각자 필요한 기능을 확인한 후 가격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며 “가격이 다르면 하다못해 필터가 다르다던지 분명히 미세한 차이라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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