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요…아스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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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아스테릭스!”

■아스테릭스: 미션 올림픽 게임 감독: 프레데릭 포레스터, 토마스 랑만. 출연: 제라르 드파르디외, 클로비스 코르니악.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19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골족의 훈남 러브식스는 그리스의 이리나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공주는 로마의 2인자 브루투스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 러브식스를 마음에 둔 이리나 공주가 올림픽 승자와 혼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러브식스와 브루투스의 대결은 올림픽 무대로 옮겨간다. 브루투스는 온갖 계략을 동원 러브식스를 물리치려 하나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의 방해로 번번이 좌절된다.

 한국은 ‘아기공룡 둘리’, 미국은 ‘미키 마우스’, 그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는? ‘아스테릭스’다. 르네 고시니가 글을 쓰고 알베르 우데르조가 그림을 그린 ‘아스테릭스’는 올해로 탄생 50주년. 이를 기념해 만든 ‘아스테릭스: 미션 올림픽게임’은 세 번째 실사 영화판이다.

 항상 로마의 황제 자리를 넘보는 만년 2인자 ‘찌질이’ 브루투스와 2% 부족하지만 ‘훈남’ 로맨티스트인 러브식스가 사랑스런 그리스의 이리나 공주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상상초월 마법 올림픽 게임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올림픽 게임’이란 제목 그대로 스포츠에 집중한다. 마법 약물의 놀라운 힘으로 로마 군인들을 괴롭혔던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의 무용담보다는 올림픽 대회가 강조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만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가 트랙을 달리고 원반을 던지는 선수들을 시종 진지하게 보여줄 리 만무.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뿐 아니라 브루투스까지 약물의 힘을 빌려 무슨 수를 쓰든 우승하려다 보니 신성한 스포츠는 우스꽝스런 난장판이 된다.

 무려 1300억 원을 쏟아 부은 영화는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이 뒤섞인 전차경주 등 경기 장면, 고대 유럽의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 하지만 프랑스식 유머는 밋밋하고 스토리의 짜임새도 헐겁다.

 구멍을 메우는 건 시저로 깜짝 출연한 왕년의 은막 스타 알랑 들롱과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을 비롯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

 프랑스 축구영웅 지네딘 지단은 벗겨진 머리에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짙은 아이라이너까지 그린 파격적인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던 카리스마는 싹 가신 우스꽝스런 모습이 유쾌하다.

 로마제국에서 가장 강한 남자 막시무스 역으로는 이종격투기 스타 제롬 르밴너가 출연하고, F1 그랑프리 세계챔피언 미하엘 슈마허는 최후의 전차 경주에서 독일팀 대표로 출전, 자신의 페라리 스타일의 전차를 보여준다.

 ‘위기의 주부들’을 통해 섹시스타로 떠오른 에바 롱고리아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토니 파커 역시 카메오로 출연해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인다.

 응원단을 유심히 보자. 유럽 각국에서 모인 응원단들이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을 따라 한 목소리로 “골족 최고~짝짝 짝짝짝”하는 장면은 눈에 익다. 바로 한국 축구의 12번째 선수들, 붉은 악마를 패러디한 것.

 그냥 웃고 즐기면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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