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익스프레스 골목도 점령

골목 상권 ‘점령’에 나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눈살을 찌프리게 만드는 과도한 영업행위로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인도까지 넘나들며 매장 밖에 진열대를 설치하거나 물건을 쌓아 놓는 등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실제 봉명점과 도마ㆍ오류점 등 대전지역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장 6곳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 매장은 모두 매장 밖에까지 진열대를 설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매장은 이 과정에서 인도에까지 상품을 진열하고, 쇼핑카트나 상자 등을 쌓아놓고 있어 보행자들의 통행에 적지 않은 불편을 주고 있다.

문제는 이들 매장이 이러한 영업행위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면서도 인도와 사유지의 애매한 경계를 이용해 단속의 손길을 피해가고 있다는 점.

인도를 무단 점유하고 적치물을 방치하는 행위는 엄연히 도로법상의 도로에 관한 금지행위에 해당하지만 매장 앞의 인도와 사유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이 도심 곳곳에 들어서면서 각 관할 구청에도 관련 민원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지만, 단속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돼 현장에 나가보면 육안으로 사유지와 인도를 구분하기 어려워 지적도를 확인한 후 계도조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반적으로 건물이 도로와 대지 경계선 끝까지 지어진 경우 밖에 물건을 적치하게 되면 도로법 위반에 해당되지만 일정한 이격 거리를 둬 확보한 사유지에 물건을 진열할 경우 단속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대형유통업체가 모호한 경계를 이용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얌체 상혼’을 일삼고 있는 셈이다. 시민 임모(29)씨는 “매장 앞을 지날 때 마다 인도에 물건이 잔뜩 쌓여 있어 불편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대형 유통업체가 꼭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면서 이렇게까지 장사를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