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의 나이로 지금도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봉식 회장은 1943년 16살의 나이로 일본에 건너가 60년대 초 교토에서 택시 단 10대로 MK택시를 시작해 지금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 고베등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 1800여대의 택시가 MK라는 상호를 달고 달리고 있다. 남다른 서비스 정신으로 일본 택시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로 일본 전역에 알려져 있고, 타임지 선정 서비스 세계 1위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MK 택시는 기사가 직접 나와 차문을 열어주고, 손님의 짐을 집 안까지 들어주며, 비가 오는 날 손님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어두운 골목길을 편하게 갈 수 있도록 불빛을 비춰주는 택시로 알려져 있고, 기사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않는 택시로도 유명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은 국내를 찾을 외국 손님들에게 선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각 분야에서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87년 말 MK택시 유봉식 회장이 우리 눈에 띈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국적의 기업인,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그렇게 전국 순회강연이 시작되었다. 물론, 유봉식 회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동원된 사람들은 전국의 택시회사 사장들이었다. 강연을 앞두고 속속 강연장에 나타난 경영자들을 보고 유봉식 회장은 눈살을 찌푸렸다고 한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고급승용차에 운전기사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것이다. 거기다 그들이 타고 온 자가용은 고급 차종인데 비해 그들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영업택시는 일본 택시와 비교했을 때 ‘고물 수준’이라는 점이다.
유봉식 회장은 지금도 자가용이 없다. 자신이 운영하는 택시를 불러 타고 출퇴근을 한다. 그래야 우리 회사 택시가 얼마나 깨끗한지, 기사들의 서비스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 2시간짜리 프로그램에 나타난 MK택시는 파격 그 자체였다.
MK택시는 손님을 태울 때 직접 밖으로 나와 모자를 벗고 정중히 인사한다. 그리고 외국인 손님과도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누며, 기사들이 직접 구급요원 자격증을 취득하는가 하면, 택시기사들이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다.
그는 사자와 같은 조직을 만드는 특별 비법이 있다고 하는데,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청소하는 법’부터 가르친다고 한다. 유회장은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청소를 한다. 그리고 화장실 청소는 특정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원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나면 직원들이 화장실 청소를 서로 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화 단결을 모색할 수 있고, 합심하여 회사를 키우려는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화장실이 깨끗하면 그 회사를 방문한 손님들이 생각을 달리 한다고 한다.
아무리 현관이나 창구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화장실에서 이미지가 망가진다면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한 이미지라고 유 회장은 말한다.
화장실 청소가 고생스럽다면 화장실을 깨끗이 쓰면 된다. 각자의 의식을 바꿈으로써 손님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원들도 존경 받을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 회장은 서비스에 대해 ‘상대와 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묘약이다.’라고 정의한다. 고객에게 성심 성의껏 서비스를 베풀면 더 큰 이득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며, 결국 고객에게 베푸는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요금이 싸다한들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결코 고객들은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다. 일본 제품이 세계를 제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품질이 좋고 싸기 때문이다. 경영자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 경영자부터 서비스 정신을 갖고 있어야 회사 전체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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