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화하면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 안기호 대전 경실련 공동대표 |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가 발전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면서 오는 변화는 탓할 것이 아니다.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탓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여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 인류 모두가 추구하는 가치관이고 진리일 것이다.
현대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변화’이다. 변화는 발전의 동인(動因)이 되기도 하지만 존재의 기반을 뒤흔드는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거듭되는 북핵 위협으로부터 촉발된 안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전쟁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가 하면, 최근 발생한 전직 대통령의 서거가 극단적인 국론분열을 가속화하는 기폭제의 역할을 하는 등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변화의 소용돌이는 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고도 거세다. 한 마디로 지금 우리 국민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아주 어릴 때 6.25와 1.4후퇴를 겪으면서 어느 날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인공기가 걸리더니, 북한을 찬양하는 노래를 가르친다.
얼마 후 아군이 진격하면서 태극기가 걸리면서 완장 찬 사람들이 없어지더니 북한군이 가르쳐준 노래를 불렀더니 그 노래를 부르면 붙잡혀 간단다. 그 후 학교에 들어가 무찌르자 중공 오랑케, 노래를 배우면서 그들의 모습은 사람이 아닌 뿔 달린 흡사 동물과 같은 인상을 연상케 해 주었다.
그 후 신문과 TV 방송을 통해 본 그들의 모습은 이상하게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옛날이야기만 아니라 요즈음도 우리 보통시민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이 있다.
뿔 달린 중공군과 북한군은 우리 이웃이고 미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의 이상한 그림이 우리 앞에 나타나기 시작해 또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전직 국가에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감옥에 가면서 몇천억 소리가 나더니 그 후 많은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몇 억 정도는 죄의식도 없는 듯 한 분위기 인가하면, 잘못을 하여 감옥에 가더니 어느새 애국자가 되고 훈장을 받기도 하고, 국가를 위해 전사한 사람이 그늘에 가려지기도 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필자는 어느 부분이 옳고 그름을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헛갈리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법 앞에서 심판을 받아야 판단이 서겠지만 정치인을 조사하면 정치탄압이라고 하고, 언론인을 조사하면 언론탄압, 노조원을 조사하면 노조탄압, 종교인을 조사하면 종교탄압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만 조사해야 할 대상인가?
시위하는 집단행동 앞에서는 돌팔매 화염병을 던져도 각종, 위험물로 상대를 제압해도, 교통질서를 안 지켜도 괜찮은 것 같다.
최근 사태에도, 일부에서는 북핵문제를 우선으로, 전직대통령의 문제를 우선으로 모두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 내는 쇼 앞에 국민들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혼돈의 시대에 헛갈리고 있다.
제발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은 아니더라도 먼 훗날 역사 앞에 어떻게 평가 될 것인가를 두려워하며 국민들을 혼돈 시키지 말아야 한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정권이란 요술 방망이를 쟁취하는 것 이외의 그 어느 것도 안중에 없는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들은 혼돈의 와중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마냥 방황하고 있다. 목소리 큰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압도하고 왜곡된 선전이 진실을 호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안개 자욱한 현실 속에서 항해의 목적지를 상실한 대한민국호가 하염없이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은 국가와 국민의 염원이 담보된 연후에 이루어질 일이다. 따라서 지급이야말로 우리국민 모두가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헌법이 정한 소중한 가치들을 추구하면서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여야와 이념을 초월하여 뜻과 힘을 모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공동체 의식을 국민들 앞에 제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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