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 1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36년 만에 새 고액권인 5만원권이 오는 23일 출시돼 전국에 유통된다. 소비자들이 휴대해야 할 지폐 장수가 크게 줄어들고 현금 입출 및 계산에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5만원권 출시에 따른 걱정이 크다. 현재 설비로는 5만원권을 취급하기 어려워 대당 수천만원대의 새로운 현금인출기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특수은행, 우체국 등의 금융사들은 올 연말까지 영업점 내 1대의 CD(현금인출기)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한국은행에 보고한 상태. 그래도 5만원권 수요가 얼마나 될 지 이들 금융사의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제2금융권에서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역 저축은행들은 수표 거래가 많아 큰 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커져 고객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역 A저축은행은 연말까지 현금인출기 설치를 계획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시중은행권의 5만원권 수요를 먼저 파악한 뒤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황선민(43ㆍ대전 중구 선화동)씨는 “가계 자금을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에 골고루 예치하고 있는데 5만원 이용이 불편하다면 거래 패턴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객들의 이용이 편리할 수 있도록 금융사 자체적으로 공격적인 운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대전ㆍ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5만원권 출시로 보다 편리한 금융거래가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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