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유치전 '학생장사' 전락

  • 사회/교육
  • 미담

신입생 유치전 '학생장사' 전락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12 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대전의 모 사립대 입학홍보처 관계자는 일주일에 평균 3~4차례 이어지는 술자리로 심신이 고단하다.

원래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지만 입시철이 다가오면서 신입생을 확보해야 하는 사명감에 거의 매일같이 고교 교사들과 술자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대학 입학정원과 비슷해지면서 가뜩이나 여건이 열악한 지방 사립대로서는 신입생 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이 감내하고 있다.

이처럼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사립대학들이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고교 교사들이 먼저 대학측에 술 접대를 요구하는 등 ‘학생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지역 사립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0학년도 대입 전형이 지난해와 바뀌면서 오는 9월 수시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월의 1차 수시모집에서 수험생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이 넘는 58% 가량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용인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교수나 입학처 관계자들은 출신고교 등 각 권역을 나눠 3학년 담임이나 진학담당 교사들을 전담, 신입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부실 사립대 퇴출 추진과 맞물려 신입생 확보 전쟁이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A 대학은 교수나 입학처 직원들이 버스를 대절해 대전권을 벗어나 전국 각지의 고교를 돌며 소위‘영업’에 나서고 있다.

학교 설명회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교사들과 술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B 대학도 사정은 비슷해 매일같이 일선 고교를 돌며 해당 교사들과 신입생 유치를 위한 술자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립대의 절박한 신입생 확보 경쟁에 반해 고교 교사들에게는 ‘대목’이나 ‘이벤트’에 불과한 형편이다.

일부 고교 교사들은 학교 설명회를 핑계로 술자리를 만들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성적이 맞을 경우 이왕이면 친분이 있는 대학으로 학생을 추천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의 적성이나 향후 진로 등은 무시한 채 ‘학생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계속되는 술자리에 지쳐 차라리 회식비를 지원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입시철이 다가오면서 거의 매일같이 이어지는 술자리로 인해 몸까지 피곤해져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로 심신이 지쳐 다른 업무는 포기할 정도”라며 “차라리 회식비 지원을 요구하는 교사들이 낫다”고 하소연했다.

국립대 한 관계자는 “그나마 국립대는 사정이 낫지만 지방 사립대의 경우 재정과 직결되는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라며 “최근에는 일선 고교에서 대학측에 먼저 술자리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3.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4.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5.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1.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2.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3.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4.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5.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