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철호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
이에 따라 국내 1차 에너지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설비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이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의 지름길은 우선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설비에 대해 철저한 에너지관리로 고효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산업설비와 에너지 사용기기의 고효율로 운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500MW 용량의 발전설비를 0.5%p 효율을 증가시키면 연료 사용량이 동일하더라도 전력량은 6MW(정격용량의 10% 정도) 이상 더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설비 또한 효율을 높이면 그만큼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전 및 발전설비 보유회사는 설비의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정비와 에너지 진단으로 손실요인을 제거하여 세계최고수준으로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위기라는 용어는 항상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과 뚜렷한 대안은 현재로서는 극히 미약한 실정이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 풍력, 연료전지 등을 이용한 발전이 활발히 연구 중에 있고, 일부 전력을 생산하고는 있지만 전체 용량에 비해 극소량이고, 생산단가 또한 대용량 발전에 비해 3배 이상 비싸 대중화가 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정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 공공요금 인상이 보도 된 바 있어 이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이 예상되며, 전기요금도 1차 에너지가 대폭 상승함에 따라 인상이 불가피하나 물가안정 차원에서 수년간 동결되어 왔지만 금년도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전력요금인상은 필연적으로 수반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절약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전기요금은 국내 대비 프랑스는 1.5배, 일본 및 영국은 1.7배 정도 비싸다고 매체를 통해 보도된바가 있으며 오히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저렴한 수준이다.
에너지 절약은 또한 국민 개개인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동참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고유가에 따라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가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듯이 불필요한 가전제품의 전원 뽑기, 고효율 형광등 사용, 에어콘 등 냉방기기 사용 절제 등 직접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이면지 사용 및 복사용지 절약 등으로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도 포함된다. 이는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범국민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한다면 경제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며, 절약의식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습관화가 되어야한다.
세계 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 의장이자「정치인을 위한 변명」의 저자로 알려진 헤르만셰어는「에너지 주권」이라는 책에 21세기 전반기에 생존의 수단인 석유, 가스 등이 모두 바닥날 것이라는 에너지 위기를 직시하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우리에겐 에너지 자원이 없다. 그렇지만, 지난 IMF 외환위기 때의 금모으기 운동, 월드컵 응원 열기 등 범 국민적 동참의지와 결속력은 그 어떤 민족보다 우수하다. 현 시점이 진정 에너지 위기임을 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이러한 국민성을 에너지 절약으로 집결시킬 때 국민개개인 및 국가 전체적인 경제적 여건도 개선될 것이며, 지금처럼 수입 에너지 가격에 국가 전체적으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오늘부터라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시행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항목을 적어 실천해 보자. 불필요한 전원 코드 뽑기부터, 산업설비 고효율 운전에 이르기 까지. 분명히 절약 효과가 있을 것이고 그 이득은 실천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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