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
민선이후 민원의 천국처럼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더욱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이 사회는 특정 민원인만 아픔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장애인ㆍ노인ㆍ여성 등과 같은 다수의 사람들이 경제ㆍ교육ㆍ건강ㆍ실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아인의 취업ㆍ문맹퇴치ㆍ수화보급, 내부기관장애인의 신장장애인의 투석비용, 이에 따른 경제와 가정파탄으로 몰고 오는 사회적 문제와 장루ㆍ간질장애인 지원 문제 등 일일이 다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러한 문제들을 지자체 재정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은 전국적인 문제로서, 이미 전 참여정부 시절에 준비 없이 장애인복지 예산을 지방에 분권 이양함에 따라 복지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필자는 장애인 단체장으로서 일부 집단민원인들의 특정 사안에 대한 요구에 공감과 더불어 이해를 한다. 하지만, 내용 중에는 말없이 수혜를 기다리는 다른 장애인의 권리와 기회를 빼앗는 수준이 넘은 것 같아 전적으로 동의 할 수 없다. 우리는 남보다 내가 더 잘 살아야 되고, 남이 잘되는 것을 못 보는 식의 생각은 벗어나,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가정살림에도 계획이 있고 순서가 있듯이, 대전시의 민원처리라고 예외일순 없다. 일의 순서와 과정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먼저 민원의 제출과 관계공무원의 의견청취, 민원인과 상호 합의과정을 거쳐 순리에 따라 그 결과를 기다리는 미덕도 필요하다.
집단민원인들은 언제까지 사무실 가까이 들어와 공권력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인지 암담하며, 당장 눈에 보이는 민원해결로 만족할는지 모르나, 또 다른 문제를 기다리고 있는 장애인을 어떤 눈으로 볼까 매우 걱정스럽다.
아울러 금번 특정 민원인들이 요구한 내용은 관계 공무원에게 충분히 인식이 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대전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최선을 다한 결과를 민원인에게 보여주고, 민원인들은 후속조치를 기다리면서 이제 요즘 같이 일을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자녀교육과 생계를 위해 전념했으면 한다.
헤겔의 말처럼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회색빛 황혼이 질 무렵 날을 것인가’ 즉, 무슨 일을 하다가 한참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됨을 뜻하는 말이다. 과연 어떻게 살아 왔는지 되돌아 볼 줄 아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