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조심할 서바이벌 게임은 메기만 남는 역(逆)메기효과 상황이다. 첨단기술, 선진 경영기법을 갖고 실제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대체로 이로운 메기다. 호시탐탐 경영권을 위협하며 주가를 올려 먹고 튈 궁리나 하는 해로운 메기도 있다.
어제 이런 분석 기사가 나왔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00 고지 문턱으로 OECD 중 가장 빠른 회복세라는 거였다. 실질국민소득은 9개월째 하향곡선인데다 국내총생산은 최악인 가운데 나온 싫지 않은 전망이지만 몇몇 지표가 반짝 빛난다고 전체 미꾸라지가 토실토실 살아난다고 속단하기엔 무리다.
언 땅 뚫고 봄풀 돋듯 청신호[green shoot]가 없는 건 아니다. 모처럼 분양이 이어지고 대전 학하지구를 비롯한 일부 청약에선 훈풍까지 불었다. 건설업 체감경기가 47개월 만에 최고치인 것은 물론 발주된 공공공사 덕이다. 고스톱(on and off) 식 건설경기 부양이 이끄는 동반 회복이 냄비경제 시절의 철지난 방책일지라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나드는 대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생각보다 크다.
그래도 한계는 있다. 중소업체는 지역 건설공사 의무공동도급 확대에도 불구, 발주공사 참여가 막상 쉽지 않다. 민간공사는 주택경기 침체로 반토막이다. 대형-중소건설사의 양극화가 벌어지는 지금이 약한 쪽에서는 예기치 않은 메기의 출현 시점일 수도 있다. 대전시 대형 건설현장의 지역 업체 참여율이 절반을 넘었다(50.35%)는 보도는 그래서일까, 반갑게 다가온다.
더 지나쳐서 안 되는 한계는 건설경기실사지수 등 일부 지표 개선이 바로 조기집행에 힘입은 일시 반등이라는 그 사실이다. 상반기에 60%를 조기 집행한다면 40%밖에 못 쓰는 하반기에 대해 생각해 둬야 한다. 그리고 대내외 경제 여건, 발원지인 미국경기가 살아야 실물경기 회복이 반영된 경기회복이 가능하다. 마지막 한계일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국가건 지방 차원이건 남의 물고기나 잡아주는 가마우지 신세는 사절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챙겨본 미꾸라지론(論)이다. 메기의 위협 앞에 끄떡없는 생존본능으로 무장하는 미꾸라지에서 건질 만한 영양가는 아직 남았다. 추어탕 생각이 날 수도 있겠지만…. /최충식 논설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