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월급 80만원도 많다니... 어찌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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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월급 80만원도 많다니... 어찌 살라고’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10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청소용역 노동자 A(여.47)씨는 시간당 4050원의 임금을 받고 대전의 한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다. A씨가 한달을 꼬박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고작 70만원 정도. 올해 4000원인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일하고 있지만 하루 9시간 중 점심시간을 포함한 2시간의 휴식 시간은 그나마 시급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남편 수입이 있긴 하지만 시부모와 2명의 자녀 등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에 형편은 항상 빠듯하기만 하다. 그나마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급이 300원 정도 올랐지만, 내년에 다시 삭감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매년 최저임금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는 청소용역 노동자들 중에서 A씨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50대 이상이 대부분인 동료들 중에는 혼자 번 돈으로 자녀나 손주들을 돌보며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재계가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면서 노동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재계는 경제위기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노동계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발상이라며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재계와 노동계가 각각 내년도 최저임금액 요구안을 제출한 가운데 이달 안에 전원회의의 조정과정을 거쳐 내년도 최저임금액이 결정될 예정이다.

재계가 제시한 최저임금액은 시급을 기준으로 올해보다 5.8% 삭감된 3770원. 이 안에 따르면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한달 수입은 대략 4만원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한달 실수령액이 대부분 80만원에 못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삭감 요구는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김성학 대변인은 “재계에서 경제위기 운운하며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박탈하려하고 있지만 최저임금이 삭감될 경우 이에 따른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의 요구는 한발 더 나아가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 절반 수준으로의 최저임금 현실화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등은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이달 한달 동안 캠페인과 범국민대회 등을 통해 ‘국민임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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