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한 모녀가 거리를 지나는 데도 한 취객이 담벼락에 대고 소변을 보길래, 다가가 정중히 “그러시면 안되죠”라고 얘기하자, 취객 말이 가관이다.
멀쩡한 양복차림을 한 취객 왈, “급한 볼일을 보는 데 니들이 왠 상관이야, 빨리 꺼져”라고 면박을 줬던 것. 끼어든 자신이 민망할 정도였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워 온 게 기초질서 준수지만, 어른이 되가면서 실상 현실에 적용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실습 위주로 배워왔던 어린시절과 달리 어른이 되면 각종 메스컴을 통해서만 기초질서 준수를 접하면서 지극히 옳지 않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선진국가 확립을 위한 당연한 제약사항인데도 이를 한낱 거추장스러운 기초질서 쯤으로 치부하는 이가 그 만큼 많다는 얘기다.
실제 거리를 나가보면 침 또는 껌을 아무렇게나 뱉는행위는 다반사다. 멀쩡한 횡단보도나 육교를 나두고도 큰 도로를 횡단한다든가 심지어 공공도로에서 소변을 보는 행위조차 심심찮게 목격된다.
이러한 현상은 ‘법을 지키면 자신만 손해’라는 못된 관습이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데 기인하고 있다.목적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사회의 우울한 한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준법정신 실천은 우리 주변의 아주 작은 약속에서부터 출발한다. 기초질서를 지키는 일은 문화시민의 기본이며, 민주사회 정착의 시발점인 연유에서다.
남을 배려하고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의 품격을 올리는 민주시민 의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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