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수업이 재미 없어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만족스런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우리와 연관되는 것을 가르쳐 주세요”
“그것이 뭔데?”
“우리 집 뒤에 탑이 있는 데 그것이 언제 만들어졌어요?”
“너의 집 어디야?”
“마서면 봉남리입니다.”
▲ 유승광 서천 충남조선공업고 교사 |
한 학생의 질문에서 시작된 ‘학생이 요구하는 수업’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나의 노력은 ‘지역의 역사자료를 활용한 국사학습 지도방안, 지역학습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의 글을 발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어느새 지역 사람들은 나를 향토사학자라고 부르고 있었다.
수능을 보는 아이들도, 공부보다 기능을 익히는 아이들도 모두 자신과 가까운 역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탑을 한번도 보지도 못한 학생에게 석가탑과 다보탑을 가르치는 것보다 봉남리 석탑이나 비인오층석탑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탑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훨씬 효과적이었다. 이른바 ‘지역학습’이다. 지역학습은 학생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가는 학습이다. 또, 학생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의문에서 학습을 시작하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벌써 20여년이나 흘러 공무원, 자영업자, 교육자가 된 그들을 지역에서 다시 만나 또 다른 교육을 하고 있다. 이들과 ‘그리운 것은 서천에 있다’라는 주제로 서천의 역사문화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답사도 다녔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해교육, 직업교육, 서천에서 전개하고 있는 마을 체험학습 등 학교 교육 밖에서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바로 평생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중심에 이제 우리 교사들이 서 있다. 학교 현장에서 지역과 관련된 내용을 소재로 삼아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한편으로는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여 그 해법을 찾는 전문가가 바로 학교 교사이며 평생교육 지도자인 것이다. 학교에서만 학생을 가르치던 교사가 지역사회 주민이 된 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평생교육은 재미있는 수업이다. 웃음과 꿈으로 가득찬 강의와 답사는 평생 배우고 익히는 평생학습도시 서천으로 성장해 가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서천사람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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