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호 대전시 의사회장 |
전번 미국 대통령선거 때도 많은 미국 국민들이 오바마의 의료개혁정책에 기대를 걸고 지지했다는 조사발표도 나와 있지만 아직도 미국 국민 수천만 명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생활하는 실정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의학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의료보험 보장 면, 즉 국민의 건강권 관점에서는 선진국 중 꼴찌로서 향후 미연방정부의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어 오바마행정부가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경제 불황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미국 국민들이 실직위기에 처해 있는데 실직도 문제지만 의료보험의 상실이 더 큰 걱정이라고 한다니 갈수록 중병에 걸려 파산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포기하는 예가 증가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대한민국만큼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전 국민 의료보험 및 의료급여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편리하게 진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즉, 의료적인 면, 다시 말하면 국민의 건강권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의사들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의 기여도가 크다고 하겠다. 그중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인 대전광역시는 의원수가 가장 많아서 의료기관 밀집도 조사결과 광역시 중 1등으로, 예를 들면 광주광역시보다도 의원수가 150여개가 많아 시민들이 언제든지 쉽고 편리하게 진료를 받고 있으니 의료기관 접근성 관점에서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 중요한 1차 의료기관의 붕괴 조짐이 있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는데, 작년 한 해 동안 대전지역 의료기관 폐업율이 거의 9%에 육박하고 있으니 의원 10개중 1군데는 문을 닫은 실정으로 사상 최악이다.
물론 인구가 비슷한 광주광역시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많은 의원수는 그만큼 대전지역의 의원들이 경영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경제위기로 아파도 참는 환자수가 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저출산과 출생률 감소로 인해 산부인과의원과 소아청소년과의원의 폐업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인구감소로 이어져 모든 의원들도 마찬가지로 경영실태가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의료기관의 평균 부채는 3억 9천만 원에 달하고 있으며 월 이자비용으로도 251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니 특단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쇄적으로 1차 의료기관의 붕괴가 불가피한 현실로 나타날 텐데 이는 국민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져 국가적 재난위기에 빠질 수 있으니 어떡하든 막아야만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해결책은 미국에 비해 1/10도 안되는 저수가를 현실적으로 조정해주어야만 1차 의료기관의 붕괴를 막을 수 있고 국민의 건강권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방안을 만들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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