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경]예술마을 헤이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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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경]예술마을 헤이리를 다녀와서

[문화초대석]임해경 충남대 예술대학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08 20면
  • 임해경 충남대 예술대학장임해경 충남대 예술대학장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헤이리를 다녀왔다. 우리 충남대학교 예술최고위과정에서 현장답사의 일환으로 단체로 갔다. 마을이름은 파주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래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헤이리는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 견학코스라고 한다.

▲ 임해경 충남대 예술대학장
▲ 임해경 충남대 예술대학장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헤이리는 1998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15만평의 부지에 미술·음악·연극·영상·사진·조각·공예·문학·출판·학술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종합적인 문화예술공간을 이루고 있다.

창작, 전시, 공연 등 일상적인 행위에 더하여 연중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가 열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교류공간이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기반으로 견학과 탐방교육이 어우러진 하나의 큰 문화예술학교, 나아가 최고수준의 지성적 공간을 지향하는 곳이다. 또한 창작과 주거를 함께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말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 방문하여 즐거움과 배움을 함께 누리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심지어는 주말농장을 가꾸며 문화예술적 즐거움에 더하여 동호인들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곳이다.

이렇듯 글과 매체로만 접하던 헤이리를 둘러본 소감은 과연 대단하였다는 한 마디로 요약되었다. 어딜 가나 볼거리가 있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얼마 전에 정진국씨의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를 읽은 후의 느낌과 같았다고 할까? 그러나 자연발생적이 아니기에 인위적인 면이 많이 보였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측면도 느껴졌다.

건물마다 하나씩은 있는 카페가 그러하였고 너무나 개방적인 건물들의 구조, 연중 몰려드는 관객들은 헤이리가 당초 지향하였던 여러 목표 중에서 생활과 창작의 측면은 약화되고 전시와 공연, 축제 등이 너무 강조되는 게 아닌가 하였다. 그러나 인구 이천만이 넘는 거대한 도시가 인접해있는 현실과 현대의 문화 예술이 지향하는 바가 대중들과의 소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는 현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이제 10 여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가 가져온 불가피한 면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연륜이 쌓이면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독일 뮌헨의 슈바빙, 미국 뉴욕의 소호처럼 시간의 두께로 자연스러움을 주는 세계적 명소가 되든지 아니면 하나의 실험으로 끝나던 할 터이다.

근년에 우리 지역에서도 계룡산 도예촌과 같은 집성촌뿐만 아니라 개인 갤러리, 기념관, 박물관등이 늘어나고 있다. 은퇴한 분들이 생활과 창작활동을 함께하는 개인적 공간도 있고, 다년간의 취미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의미를 가진 전시관적인 문화공간도 증가하고 있다. 또 아직은 미약하나 동호회적인 성격을 가진 공동체도 드물지 않다.

정치 경제를 막론하고 중앙으로의 집중이 너무나 심화된 우리나라의 실정상 문화예술도 수도권이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부권의 중심인 우리 대전에도 거주와 창작, 공연, 전시가 망라된 종합적인 문화예술 공간이 필요할 때가 아닌지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헤이리의 성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중부권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공간의 설립은 우리 대전 미래의 한 지향점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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