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박물관의 밤을 깨우는 마법의 석판. 이번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깨운다. 그 때문에 3000년간이나 잠들었던 불운한 왕자 카문라도 깨어나고, 카문라는 세계 정복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지하군대를 깨우려 한다. 래리는 이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뿐 아니라 세계의 운명을 지켜내야 한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2’는 속편의 법칙에 충실하다. 전편의 재미를 살리면서 더 큰 스케일, 더 큰 소동을 벌이는 것이다. 무대부터 커졌다. 박물관의 밤을 깨우는 신비한 힘을 지닌 고대 이집트의 아크멘라 석판. 이번엔 ‘지상 최대의 박물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깨운다.
친구들은 여전하다. 루즈벨트 대통령, 몸은 작아도 큰소리치는 카우보이 제드, 옥타비아누스, 박제된 공룡 렉시와 말썽꾸러기 원숭이 덱스터 등 전편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나와 래리를 돕는다.
2편의 재미 역시 살아 움직이는 스미스소니언의 전시품들이다. 기념품 가게의 ‘버블헤드’ 아인슈타인, 거대한 링컨 대통령, 여성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등이 래리 일행이 벌이는 모험에 동참한다.
3000년의 잠에서 깨어나 세계 정복을 꿈꾸는 카문라 진영에는 알 카포네, “짧다”는 말에 불같이 화를 내는 키 작은 나폴레옹 등 역사적 인물들이 즐비하다. 미국 남북전쟁의 지휘자 커스터 장군은 또 하나의 진영을 형성한다. 그는 리틀 빅 혼 전투에서 패배한 후 자신감 부족으로 계속 고통 받는 모습으로 나와 루즈벨트 대통령의 안티 역할을 한다.
몸매 자랑에 여념이 없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현란한 래퍼로 변신한 큐피드 등은 웃음을 선사하고 금주법 시대의 시카고에서부터 이집트, 18세기 러시아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세계 패션의 변천사를 지켜보는 것도 눈을 즐겁게 한다.
전편이 무능력한 가장이지만 아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래리를 그렸다면 이번 주제는 ‘행복한 삶’이다. 백만장자의 기로에 선 래리는 야단법석 대 소동 속에서 과연 파랑새를 찾을 수 있을까.
커진 스케일만큼 방만해진 이야기를 뻔하지 않은 결말로 아우르려니 힘에 부친다. 미국인 이외의 등장인물을 희화하는 악취미도 여전하다./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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