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입장에서 보면 종각 현판에 새겨진 글씨를 제대로 읽었으나 실제의 쓰임새로 읽었을 땐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종각 현판에는 현판글씨의 전통방식과 한문표기법에 의해 우측에서 좌로 한밭종각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은 너도나도 ‘각종밭한’이라고 읽는다.
한문에 어둔하고 한글표기법이 익숙한 초등학생들에겐 좌측에서 우측으로의 당연한 읽힘이다. 각종밭한이 아니라 한밭종각이라고 읽어야한다는 기자의 말에 초등학생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종각은 지난 1993년 엑스포 개최 때 엑스포과학공원에 만들어진 엑스포대종으로 지난해 12월 남문광장으로 옮기면서 한밭종각이라고 명명했다.
현판 글씨는 대전의 3대 서예가로 불리우는 대전대학교 정태희 교수가 썼으며 당시에도 왼쪽으로 쓸 것인지 오른쪽으로 쓸 것인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대전시청 관계자는 “처음에 한밭종각을 본 시민들이 글씨 방향을 보고 민원이 제기했으나 현재는 시민들이 많이 한밭종각으로 인식한 상태”다고 말했다.
반면, 1987년에 준공된 천안 독립기념관 현판은 타계한 서예 대가 일중 김충현 선생이 쓴 현판으로 좌측에서 우로 '독립기념관'이라고 한글로 쓰여져있다.
한글학회 관계자는 “한글표기는 1933년 한글맞춤법이 개정된 이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서술하는 가로쓰기법이 규정됐다”며 “가로로 된 현판에 한글을 오른쪽부터 쓴 것은 서예 쓰는 형식만 따라서 쓴 것 같다며 현재는 대부분이 현판도 한글표기법에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배 기자 enqo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