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지역 A대학 홈페이지 아르바이트 게시판에는 지난달부터 ‘채플 알바 필요하신 분’, ‘회당 1만원에 채플 들어드립니다’ 등의 광고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이들이 문자 연락을 고집하는 것은 해당 게시판이 실명을 쓰도록 강요하지는 않고 있지만 공개게시판인 만큼 전화번호가 노출될 경우 행여 학교 측으로부터 추적을 당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채플 수업이 대부분 대규모로 진행돼 본인 확인이 쉽지 않은 데다 해당 학생의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면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들의 아르바이트에도 경쟁이 붙어 9000원짜리 대리출석까지 등장하는 등 마치 한때 대리운전 업계에 불었던 가격경쟁을 연상케 하고 있다.
그동안 미션스쿨에서의 채플 대리출석은 종교적 거부감이나 바쁜 일정 등을 이유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종종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채플 수업을 ‘듣기 싫은’ 학생들의 ‘수요’와 ‘대가를 바라는’ 아르바이트생의 ‘공급’이 절묘하게 충족되면서 신종 아르바이트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F학점을 받는 학생은 15~20%에 이르고 있으며, 대출 아르바이트 광고를 낸 한 여학생은 일주일에 이틀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목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채플 수업을) 원치 않는 학생들이 많은 데다 손쉬운 아르바이트를 찾은 학생들이 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대리출석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겠지만 행여 (단속 과정이) 예배 분위기를 해칠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학의 채플 수업은 전교생이 4학기(신학대는 8학기) 동안 매주 1회씩 채플예배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교양필수 과목이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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