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덕일 한국관악협회장 |
이날 음악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음악적으로는 젊음의 군 특유의 패기와 노련한 선생님들의 음악성이 조화를 이룬 ‘관악의 소리’가 바로 그것이었고, 또 하나는 감상의 태도가 향상됐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구성도 다양해 순 음악과 영화 음악, 독주, 독창 등 음악 문외한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구성이었다. 오픈 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주제에 의한 추모곡을 연주할 때는 관객 모두는 숙연해졌고 이 분위기는 연주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첫 곡 ‘꿈의 도시’ 행진곡은 한국 초연인데 2008년 전 일본 관악 경연대회 과제곡으로 연주형식의 곡이다. 아쉬운 점은 끝처리와 다이나믹이 좀 부족했다. ‘옛 친구’는 타이케이의 원곡을 하디 슈나이더가 스윙 풍으로 편곡한 것인데 행진곡의 새 장을 여는 기회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공군 조종사(대령)인 테너 강경한은 도니제트의 사랑의 묘약 중에서 ‘남모르게 흐르는 눈물’과 김동진의 ‘내 마음’을 노래했는데 고음에서 약간의 힘이 부친 듯 했으나 아마추어 경지를 넘어 조종보다 더(?) 잘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강 대령의 노래 전 즉흥적 꿈 이야기는 큰 호응을 얻었다.
학창시절부터 음악을 했지만 우주의 꿈, 조종사의 꿈을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준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소프라노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흥겨운 음악 라틴 팝 스페셜은 흥은 있지만 중간에 리듬의 한 부분이 부실했고 한국의 소리 모음곡은 한국 가요사 같았다.
얼마 전 방영했던 베토벤 바이러스에 이순재가 오보에로 연주했던 ‘가브리엘’은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오보에로 표현한 것인데 연주도 좋았지만 방영된 한 연주장면을 스크린에 비추어 준 연출에 흥미까지 더했다.
코믹 경기병은 원곡 경기병을 코믹하게 편곡하여 우리들 주변의 소품들을 다양하게 등장시켜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다. 끝 곡 핀란디아는 교육적, 애국적 곡이기에 학교 음악감상 시간에 많이 듣던 곡으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데 극적 요소의 표현과 서주 부분에 좀 더 다이나믹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재미는 앵콜에 있었다. 아는 곡이 나오니 다 같이 손뼉 치며 노래하여 흥겨움을 나타냈고, 상록수 연주 시의 그 흥분을 잠시 접고 숙연한 모습은 성숙한 청소년들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가 있었다. 모두가 좋았으나 아쉬움은 연습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마도 국민 애도 기간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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