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찍하고 수다스럽게' 中 여교사가 본 우리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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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찍하고 수다스럽게' 中 여교사가 본 우리들의 자화상

●살벌한 한국 엉뚱한 한국인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03 12면
  • 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
한국 여성하면 7,80년대 경제 성장기의 한 가운데서 뽀글뽀글 볶은 파마 머리에 누구나 입을수 있는 몸빼 바지를 입고서 거친 생활전선에 뛰어든 중년 여성의 아줌마들이 떠오르지만, 이런 아줌마들의 힘으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경제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일이며, 그런 아줌마들이 이제는 최신 유행 옷을 걸치고 머리 모양에 신경을 쓰며 회사로 나가고 있다면서 이제 달라진 한국의 자화상을 다룬 책이 요즘 화제이다.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한·중 문화비교 강의와 중국어 강의를 해온 중국인 작가 첸란은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 아성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한국으로 귀화, 시사중국어 학원 대표강사, 화연중국문화원 이사를 역임했고, 북경연합대학교 한국 캠퍼스 교수를 거쳐 국회 사무처, 호서대학교등에서 ‘한중문화 비교’ 강의와 중국어 강의를 했다.

현재, 한국무역협회 아카데미에서 중국문화 스페셜 강의에 전념하고 있는 중국 요성이다.

한·중 양국의 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전문가 첸란은 ‘지금·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 모습에 미주알고주알 시비를 걸고 수다를 떨어 웃음 짓게 하다가도, 때로는 X선을 투영한 듯 적나라하고 살벌하게 우리의 치부를 비춘다.

남녀 문제에서부터 한국인의 정 문화, 직업에서부터 연예계 이야기까지 한국 문화의 새로운 접근이 새롭다. 그리고, 각 단락이 끝나는 부분에서 중국의 고사성어를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슈퍼우먼이라는 단락을 예를 들면, 애교 많고 수줍음 많은 아가씨도 때가 되어 결혼하게 되면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

얼마나 터프해 지는지 셋이 모이면 소 한 마리도 금방 때려잡아 소꼬리 곰탕을 끓여 내올 정도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아내들이 엄마가 되면 자식을 위해 헌신할 모든 준비를 갖춘 ‘맹모 모드’로 돌변한다. 한국에서는 자녀를 잘 키우는 엄마이자 남편을 공경하는 좋은 아내를 현모양처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똑똑하고 현명한 아내이자 좋은 엄마를 현처양모라고 한다. 두 단어의 어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는 아내보다 어머니의 역할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여성들은 미모를 앞세워 승부를 걸려는 부류가 아니라 뛰어난 능력으로 기꺼이 한 가정의 대들보 역할도 마다 않는 슈퍼우먼들이다. 미모는 한 순간이지만, 능력과 지혜는 한 세대를 간다는 것을 멋지게 증명하는 이들이다.

‘체제는 자본주의 의식은 공산주의’ 라는 대목을 보면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

한국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전래 동화 중 ‘흥부와 놀부’를 보면 동생이 착한 행동으로 부자가 되자 욕심 많은 형은 동생이 질투가 나서 동생을 흉내 내서 행동했다가 벌만 받았다는 스토리인데, 이 스토리를 보면 이 줄거리에 부자에 대한 혐오와 미움의 감정이 뿌리 내린것을 엿볼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사회활동이 늘고 있지만, 기업들의 부는 피땀 흘린 노동계급을 착취해서 얻은 것이고, 부패 세력과 유착해서 부정하게 세습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부자들이 기부하거나 사회에 부를 환원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다. 흥청망청 써대는 속물적인 소수 때문에 부를 소유한 다수가 존중받지 못하고 노력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은 겉으로는 부를 경멸하면서도 부를 열망하는 이중적인 면이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을 졸부라고 경멸하면서도 자신도 대출 받아 부동산 투기를 한다.

부자들이 정직하게 부를 나누고, 고용을 창출하는 성장을 일궈내 모두가 실업의 공포에서 벗어나서 사람과 사회를 존중하는 자본주의라면 조화와 균형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군욕신사(君辱臣死)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먹는 것이 풍족해야 하고 군사력이 충분해야 하며, 백성들이 믿고 따라야 할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셋 중 하나를 부득이한 사정으로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군사부터 버려야 한다.”
“부득이 해서 또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
“식량을 버려야 하겠지.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었지만 백성들의 믿음 없이 임금자리를 지탱한 사람은 없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이 갈팡질팡 갈 곳을 못 찾고 있다. ‘군욕신사’라는 고사성어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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