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송인창교수 '33년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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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송인창교수 '33년만의 외출'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6-03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대전대학교 철학과 송인창(필명 송한범) 교수가 등단 33년 만에 첫 시집을 펴냈다.

▲ 송인창 교수
▲ 송인창 교수
송 교수는 그동안 교육자와 동양철학자, 한국동양철학회 회장, 한국 주역학회 회장 등 학회의 일꾼으로서 꾸준히 활동을 해왔지만, 시인으로서 틈틈이 써온 시들을 이렇게 엮어내기는 1976년 등단 이후 처음.

‘심상(心象)’지에 박목월 시인의 심사로 등단하게 된 송 교수는 ‘시인도 철학자도 못 된다’면서도, 시인의 감수성으로 이 시대 인간답게 살기위한 고뇌를 온 몸으로 끌어안음과 동시에 철학자의 비판적 시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이 시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시집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이 겪은 그야말로 불인한 상황들’을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송 교수는 ‘격렬하고 강개한 어조’를 통해 그런 배경을 외면하거나 타자로서 거리감을 두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넘어서서 ‘육친과 국가와 민족에 대한 치열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특히 시집의 3부에서 볼 수 있는 유창한 장편시는 가볍고 감각적인 것이 대세인 오늘날의 사람들을 압도하는 보기 드문 역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순의 나이를 지나 첫 시집을 엮어내면서도 시인은 지난 세월의 ‘피멍든 발자욱에 고인 두려움과 떨림’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은 칼’이라고 노래하는 시인은 과거의 회한을 뒤로 하고 ‘함께 어울려 생의 수위를 조절하며’ 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온 사회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요즈음 송 교수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새미/송인범(송인창) 지음/123쪽/1만2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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