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간에 운동을 위해 집 근처 공공체육관을 찾았지만, 코트를 맡아놓고 이용하는 동호회원과 사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일반이용객 사이에 분쟁을 빚는 것이다.
일부 체육관에서는 제한시간을 정해두고 이용기회를 공평히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소수일 뿐 대다수 체육시설은 위탁관리라는 이름으로 이용자 간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
대덕구 송촌동에 거주하는 진모씨는 이달 초 송촌동생활체육 테니스장에서 운동도중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한 관계자가 테니스클럽에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며 코트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진 씨는 “지자체 예산으로 만들어진 만큼 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운동시설 이용을 두고 빚어지는 마찰은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등 동호회 구성이 활발한 종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의 실내체육관에 운동동호회가 10여 개씩 운영되면서 코트를 전담하다시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반 이용객이 동호회 가입 없이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는 아무리 기다려도 자기순서가 오지 않는 것이다. 또 경우에 따라 코트를 비워줄 것을 요구해 마찰을 빚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실내체육관에서 번호표와 제한시간 적용 등 일반인과 동호회원의 마찰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한다.
중구 한마음체육관은 지난달 21일부터 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입장순서대로 번호표를 지급한다. 또 배드민턴 코트마다 시계를 달아놔 각각 20분 제한시간을 엄격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한마음체육관 관계자는 “하루에 400여 명 이상이 찾는 상황에서 엄격한 기준이 없으면 코트 이용기회가 공평히 돌아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전지역 대다수의 체육시설은 지자체가 민간위탁한 뒤 체육관 입장료만 받을 뿐 코트 이용에 대한 관리는 외면하고 있다.
특히, 일부 체육관은 관리 등의 이유로 클럽연합회에 위탁을 맡겨 일반 이용객들의 접근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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