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사라진 골프채 업소사장은 '배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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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서 사라진 골프채 업소사장은 '배째라?'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29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최근 직장인 황 모(32ㆍ여)씨는 헬스클럽을 갔다가 몹시 불쾌한 일을 당했다. 황씨는 지난 19일 오후 9시께부터 2시간 동안 중구 모 헬스클럽을 이용하고 난 뒤 신발장에 놓아두었던 신발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황당해진 황씨는 업소 측에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항의했지만, 되레 면박만 당했다.

그녀는 “신발장에 있던 물건이 없어졌으니 일정부분 책임을 요구했지만, 관리자는 통상 있는 일인데 왜 그렇게 난리법석이냐.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해당 업소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개인 사물은 개인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지금 담당자가 없어서 배상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헬스클럽 등 다중이용업소 내에서 물건 분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업소 측은 책임이 없다며 ‘배 째라 식’ 행태를 보이기 일쑤여서 이용자만 골탕 먹고 있다.

더욱이 보상을 받으려면 관련법을 따져가며 업소 측의 명백한 과실 여부를 규명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시민들은 보상받기를 포기한 채 참고 넘어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최 모씨도 얼마 전 황씨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 유성구 모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채를 잃어버렸는데 업소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잠시 해외에 나가 있는 사이 업소 측이 멋대로 내가 쓰던 라커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말을 들었다”며 “바뀌었다는 라커룸에 가보았지만 골프채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수개월 동안 업소가 배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자 결국 최씨는 시민단체에 도움을 호소했다.

대전주부교실에 따르면 황씨와 최씨처럼 소비자가 다중이용업소 내 물건 분실로 인해 도움을 청하는 소비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주부 교실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한 달에 5건가량은 꾸준히 비슷한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상담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타 시민단체에 신고된 사례와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이와 비슷한 사례는 더욱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업소 측에 물건을 맡겼다는 증표를 반드시 받아두어야만 향후 이같은 사례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시민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상법상 손님한테 임치 받은 물건에 대해서는 (업소 측이)과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물건을 맡기었다는 증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며 “피해를 봤을 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법률상담소나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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