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여 부딪혀라

  • 문화
  • 영화/비디오

청춘이여 부딪혀라

■보트 감독: 김영남. 출연: 하정우, 쓰마부키 사토시, 차수연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29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부산에서 일본으로 보트를 타고 ‘물건’을 나르는 형구는 일본의 사업가 보경에게 김치를 배달하며 살아간다. 일본에 갈 때마다 그를 맞는 토오루는 형구가 가져오는 김칫독을 애지중지한다. 그 안에 마약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아는 형구는 불안하지만 하던 일을 계속한다. 어느 날 형구는 납치한 여자를 일본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는데…. 
 
 하정우와 쓰마부키 사토시. 영화 ‘보트’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청춘스타를 태웠다.

 하정우는 ‘추격자’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쓰마부키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배우다.

 ‘보트’는 이 양국 배우들에게 온전히 기댄다. 가족이 없는 한국 청년 형구와 가족이 엄청난 짐이 되는 일본 청년 토오루를 연기한 하정우와 쓰마부키의 호흡은 꽤 괜찮다.

 형구와 토오루가 각각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보트’는 꼼꼼히 설정된 캐릭터를 연료삼아 무난하게 출범한다.

 문제가 있는 청년 둘이 한 보트에 올랐으니 보트가 제대로 갈 리 없다. 조직이냐 돈이냐를 놓고 둘은 싸우면서 미운 정을 키워나간다.

 둘은 김치, 돈, 가족을 위해서라면 치고받고 달리지만 둘이 찾고자 하는 것은 따로 있다.
 김영남 감독은 “모가 난 딱딱한 줄구슬 두 개가 있다. 줄구슬은 서로 부딪히고, 그러면서 어딘지 모르고 얽히고,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두 개의 줄이 매듭지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기는 쉽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열기가 어디 쉬운가.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살던 두 청춘에겐 더욱 어렵다. 영화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 못한 두 남자가 소통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다.

 ‘보트’는 청춘이여 위험해도 부딪혀라, 하고 부추긴다. 그게 완전히 박살날지도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그건 한 번 목숨을 걸어볼 일이라고 속살거린다.

 숨이 붙었는지, 아니면 끊어졌는지도 모르지만 형구는 토오루와 한 배를 탄 뒤에야 환상이 아닌 현실의 자신을 대면하고 받아들인다. 그게 김 감독이 말한 ‘매듭의 마술’이다.

 마약 납치 같은 범죄가 등장한다고 해서 누아르물이 아니라 청춘영화로 봐야 오롯이 보인다.

 관계의 매듭은 어떨지 모르지만 영화의 만듦새는 뒤로 갈수록 엉성해진다. 현실에 대한 고뇌를 담고 있던 영화가 느닷없이 판타지로 건너가는 마지막 장면은, 작가와 감독의 의도를 모르진 않지만, 어색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