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리적 충돌에 따라 화물연대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따가워진 것을 등에 업은 경찰은 노동계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노동계는 반전카드를 준비 중이다.
▲경찰 전방위 압박=대전경찰은 화물연대가 최근 잇따라 열었던 집회를 민주노총 지도부가 배후에서 지휘했다고 보고 이들이 개최하는 집회에 대해 불허하거나 지도부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노동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21일 집회 신고한 23일 대전경찰청 및 대전역 앞 집회를 허락하지 않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강희락 경찰청과 유태열 대전청장이 말한 것처럼 폭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지 통고할지 서류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은 또 이날부터 수사보고서에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사용한 만장 깃대를 ‘죽창’으로 표기하기로 했다.
임성규 위원장 등 6명에 대해 최근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며 3회 발송 뒤 출석 마감 기간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또 지난 20일 오전 있었던 화물연대 사무실 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만장 깃대가 어떻게 만들어져 시위현장에 지급됐는지도 추적할 계획이다.
경찰의 이같은 강경한 태도는 죽창 사용 논란이 불거지는 등 화물연대가 경찰과 극렬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폭력시위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싸늘해지자 더욱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반전 카드 찾는 노동계=궁지에 몰린 노동계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부정적인 시각을 반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궁리 중이다.
노동계는 경찰이 폭력성만 부각시키며 자신들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보고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3일 전국 동시 집회, 화물연대 외 타 노조와 연계한 총파업 투쟁을 활용키로 했다.
민주노총 대전본부는 23일 대전에서 열 집회에 대해서도 경찰이 이를 불허할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강행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릴 방침이다.
화물연대에 이어 총파업을 결의한 건설노조, 이를 준비하고 있는 철도노조 등과 연계, 투쟁수위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대전본부 한 간부는 “이번 화물연대 시위는 화물트럭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어려운 삶 때문에 촉발된 것인데 정부와 경찰은 물리적 충돌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내용을 시민들에게 잘 알릴 수 있는 투쟁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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