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과 불법성 놓고 노와 정·경 명분쌓기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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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성과 불법성 놓고 노와 정·경 명분쌓기 치열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21 5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노동계와 정부·경찰의 치열한 공방 속에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양측이 명분 축적에 나서고 있다. 이에는 집회와 진압을 놓고 여론을 등에 업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우선적인 화두는 5·16 전국노동자대회의 불법폭력집회 여부이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고 금속노조가 조만간 노조원들의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한 와중에, 노동계 집단 움직임의 시발점이 된 16일 집회가 미리 준비된 폭력집회였느냐의 쟁점은 향후 집회와 진압을 할 양측 명분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한복판에 집회 참가자들이 들었던 만장이 죽봉이었느냐, 죽창이었느냐가 쟁점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회 전에 미리 준비된 죽창이었을 시 노동계가 사전에 폭력집회를 준비했다는 근거가 되고, 죽봉이었을 시 경찰의 강경 진압이 이 같은 폭력사태를 유발했다는 방증 자료가 되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죽창(경찰 측 입장)을 공개하며 대나무를 깎은 각도와 날카로움 등을 미뤄 미리 준비한 죽창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죽창시위가 국외에 보도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가 크게 훼손됐다”고 밝히고, 한승수 국무총리도 20일 치안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명분 없는 민노총 죽창시위가 안타깝다”고 말하는 등 정부 역시 죽창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은 죽봉이 경찰 방패에 부딪혀 끝이 갈라졌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간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대의명분 쌓기도 시작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에 손을 내미는 제스처를 취했다. 지난 19일 정부에 화물연대 사태와 비정규직 고용 안정 등을 놓고 정부에 만나서 협상하자고 대화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는 노동계가 먼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시도했다는 명분이 깔려있다.

경찰은 20일 민주노총 대전지부와 서울, 광주지부에서 회계장부와 플래카드 등의 물품을 압수했다.

노동계 지휘부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집회와 파업 등이 사전에 미리 계획돼 있다는 것을 밝히는 데 이번 압수수색의 방점이 찍힌다.

이밖에 강희락 경찰청장의 대덕서 수사본부 방문, 노동계의 연대 투쟁 등도 정당성 확보를 위한 거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집회에서 민주노총과 화물연대 등이 죽창을 미리 준비하는 등 미리 폭력집회를 위한 사전계획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 같은 불법집회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노총 관계자는 “공권력이 힘없는 노동자들을 매도하고 있다”며 “생존권을 위한 합법적 시위를 하려는데 허위집회를 내는 등 정부와 경찰, 사측 등 힘있는 집단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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