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는 연승 행진과 함께 하위권 탈출을 꿈꾸는 양팀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었던 만큼, 초반부터 팽팽한 승부가 연출됐다.
한화는 한 달만에 1군에 복귀한 노장 정민철을 선발로 내세우며 3연승에 도전했다. 히어로즈는 대항마로 마일영을 투입하며,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했다.
히어로즈가 1회초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클락이 우익수 앞 1루타를 터트린 후, 황재균이 곧바로 우중간 2루타를 쳐내며 무사 2, 3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클락은 정민철의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고, 황재균은 이숭용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정민철은 이후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매회 안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며 김인식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4와 1/3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 4볼넷, 2실점하며, 5회 1사 후 마운드를 황재규에게 넘겨줬다.
히어로즈는 2회 1사 2, 3루, 4회 1사 만루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의 결정적인 호수비 2개가 빛을 발했다. 김민재는 이날 가벼운 부상으로 결장한 송광민을 대신해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히어로즈 이택근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낚아채는가 하면, 4회초 무사 2, 3루 상황에서는 강정호의 안타성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1루에 송구 아웃시켰다.
김민재의 호수비는 2회말 한화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선두 김태균은 좌익수 앞 1루타를 터트리며 포문을 열었고, 이범호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홈런성 타구로 2루타를 쳐냈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이도형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앞 1루타를 터트리며, 김태균과 이범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양팀은 6회까지 간간히 득점 찬스를 맞이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2-2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이날 승부는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갈렸다. 히어로즈는 7회말 수비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 3개를 헌납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김민재가 좌익수 앞 1루타를 터트린 후, 다음 타석에 들어선 윤재국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이때 히어로즈 3루수 황재균이 1루에 악송구한 사이, 한화는 무사 1, 3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상대 선발 마일영은 강동우의 평범한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놓쳤고, 이여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좌익수 앞 안타를 터트리며 역전 타점을 올렸다.
히어로즈는 김태완의 타격 후 홈을 파고든 윤재국을 막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포수 김동수가 또 다시 1루에 악송구하며 무너졌다.
강동우는 이 틈을 타 재치있는 플레이로 홈을 밟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신인 황재규와 구대성, 양훈, 토마스로 이어진 중간계투는 5회 1사 이후 모처럼만에 무실점하며, 승리에 한 몫했다.
구대성은 7회 1사 후 등판 이숭용을 아웃시키며, 통산 17번째 500경기 출장의 영광을 안았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부터 히어로즈 전 5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최근 3연승과 함께 팀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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