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물리적 충돌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할 뿐 시위 문화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 정권 들어 경찰이 불법 폭력시위로 분류한 시위가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운동 및 폭력에 대한 반감으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2007년 반등으로 돌아서 현 정권 출범한 2008년에는 급증했다.
실제 2001년 215건이었던 불법 폭력시위는 2002년 118건, 2003년 134건, 2004년 91건, 2005년 77건, 2006년 62건으로 하향곡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2007년엔 64건, 2008년에는 89건으로 수직 상승했다.
▲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폭력시위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민주노총 노조원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9일 대전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동료 노조원들이 오늘의 재판 명단확인과 입정을 묻는등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다./김상구 기자 |
지난 주말 화물연대 시위도 경찰관 104명, 노동자 100여 명 등 20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을 정도로 양측 모두 출혈이 컸다.
대전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격렬한 물리적 충돌은 3년 전에도 있었다. 2006년 11월 충남도청 앞에서 열렸던 한미 FTA반대 집회에서는 농민, 노동자 40여 명과 경찰 등 8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현장 연행자는 6~7명에 불과했지만, 민주노총 대전본부 관계자 4명이 구속되고 10명이 불구속됐다.
폭력시위에 따른 재산피해도 막대하다. 화물연대 시위에서는 경찰차량 100여 대와 진압 장비 150여 점이 파손됐다.
FTA 반대 집회에서도 도청 담장이 무너지고 향나무가 불타는 등 2억 3000만 원의 피해를 냈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시위 현장의 물리적 충돌은 여전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 또한 실종된 지 오래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달 초 서울에서 있었던 노동절 및 촛불시위 1주년 기념집회 현장에서 노동자 등 221명이 연행됐으며 이 가운데 14명이 구속됐고 경찰 또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일각에서는 시위문화 개선을 위해선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는 “우리 사회는 점잖은 사람이 점잖게 주장하면 주목하지 않고 노동자 경시 풍토가 있어 군중심리 속에 시위가 과격해 지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나서 “정부는 노사문제를 당사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선진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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