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랑 친구하면 생각이 무럭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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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친구하면 생각이 무럭무럭

<어린이도서 3선>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20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가정의 달 5월이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 가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와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장은 한 달 동안 가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나가서 오순도순 담소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과일 한 접시 가운데 두고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본보는 가정의 달을 맞아 최근 출간된 어린이도서와 부모도서를 한데 모아봤다. <편집자 주>


▲골목대장 마밍자=섬세한 감수성으로 아이들의 내면과 일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 중국 전역에 ‘마밍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중국의 국민 동화작가 정춘화의 시리즈물이 국내에 처음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3학년이 될 때까지 하루도 조용히 넘어갈 날이 없는 말썽쟁이 꼬마 마밍자의 성장기를 다룬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전국 우수아동도서 대상’과 ‘상하이 도서대상’, ‘중국 100대 우수도서’에 선정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작가’ 정춘화는 ‘골목대장 마밍자’를 통해 친구의 전학과 선생님의 전근, 친구 부모님의 이혼 등 요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인 현상까지 다루고 있다.

정춘화는 마밍자가 주위 친구들의 아픔을 보듬어가며 마음의 키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마밍자는 이 책에 대해 “성장의 아픔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용감하게 맞서라는 격려며, 유년기를 추억하는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을 인내와 관용,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라는 희망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문학수첩 리틀북/정춘화 지음, 야오홍 그림, 윤 진 옮김/전5권, 각권 200여 쪽/각권 9000원

▲‘나를 변화시키는’ 대화의 힘=이 책은 어린이들이 가족과 친구, 선생님 등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대화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각 장마다 ‘쇼펜하우어의 논쟁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철학자인 쇼펜하우어가 쓴 ‘논쟁에서 이기는 법’이라는 책을 기초로 구성된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논쟁법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뜻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그 의미를 명확하게 정해 두면서 이야기 하라고 권한다.

책의 내용을 예로 들면 “영국인들이 세계에서 연극적 자질이 가장 뛰어난 민족이다”는 말에 “영국인들은 음악에 소질이 없어 오페라에서만큼은 아무 업적도 남기지 못하지 않았느냐”라는 반론이 제기될 경우 “음악은 연극적인 것에 포함되지 않는다. 연극이란 희극이나 비극의 줄거리가 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고 답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있다. 베이비북스/원작 쇼펜하우어, 구성 정지영, 그림 김은경/160쪽/9000원

▲재개발 아파트=<날마다/ 옥수수 이 빠지듯/불 꺼진 창이 늘어 간다// 관리실 아저씨는/ 떠나간 집마다/ 커다랗게 검은색으로/ X표를 그린다// 이제 통로엔/ 우리 집/ 하나 남았는데// 갈 곳을 정하지 못해/ 날마다 조바심 내는 엄마// 처음으로 나는/ 커다란 X표를/ 받고 싶었다.>(본문 중)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난생 처음으로 X표를 받고 싶어졌다. 이유가 뭔지는 이 시만 읽어도 알 수 있다.

이 동시집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이처럼 녹록치 않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현실이 매정할 뿐이지만 그 어디에도 희망을 포기하는 아이는 없다.

이 동시집은 재개발 아파트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빚어내고 있다.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시인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다.

“동시들을 흥얼흥얼 읊조리고 다니던 시절, 동시는 내게 가난을 잊게 해준 알약이었다”는 작가의 말이 시집 곳곳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청개구리/김영미 지음, 심보영 그림/128쪽/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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