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17~18일 이틀간 경찰이 대대적인 철퇴를 가한 지 10개월이 지난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를 찾아가봤다.
지난해 7월 경찰이 처음 칼을 댈 대만 해도 어느 정도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유천동 건전도시로 변화=그러나 10개월이 흐른 지금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홍등과 짙은 화장의 여성들로 넘쳐나던 유천동 거리는 이제 더 이상 과거 모습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건전한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경찰의 ‘뚝심 단속’과 홍등가 추방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이 어우러져 나온 성과다.
실제 10개월 동안 경찰은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업주 A씨(45)와 건물주 B씨(57) 등 14명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성매수 남 수백여 명 역시 성매매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성매매 영업장 건물로 사용돼온 건물 1개동(지상 1층, 연면적 85㎡)에 대해 법원에 추징 보전청구를 해 인용결정을 받아냈다.
도심의 꼴불견이었던 성매매 업소 간판도 전체 67곳 가운데 58곳이 스스로 내렸다. 이 중 3곳은 유흥업소에서 노래방으로 업종을 전환, 자정 노력도 엿보인다.
심야시간 유천동 곳곳에서 남성들을 유혹하던 호객꾼인 속칭 ‘삐끼’ 또한 종적을 감췄다.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 집결지의 성공적인 해체와 관련 국내외 수범사례로 평가되며 이른바 ‘유천동 모델’이란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풍선 효과 차단, 대전 전역 철퇴 =유천동이 건전한 거리로 재탄생을 하고 있지만 남은 과제도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유천동이 초토화되면서 성매매 바이러스가 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유성 모 유흥주점은 남성과 직업여성이 술을 먹고 옆방에서 2차를 하는 ‘유천동 식’ 영업을 하다가 대전경찰청에 적발됐다.
성매매 여성과 이들을 관리하는 ‘삼촌’이 아예 대전을 떠나 강원도 등지로 넘어가 합숙을 하며 성매매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황운하 총경이 대전경찰청 생활안전과장으로 옮기면서 유천동 풍선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둔산과 유성의 퇴변태 불법 영업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형 안마시술소와 불법 오락실 운영에 철퇴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는 “단속 착수 10개월 만에 유천동 집결지의 안과 밖이 몰라볼 정도로 건전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둔산과 유성지역을 중심으로 한 불건전 유흥 및 사행 행위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해 대전이 고품격 도시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대전시와 각 자치구 등 행정 당국이 힘을 모아 지역 경제가 위축되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주영 ㆍ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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