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당시 ‘폭력으로 변질된 집회였느냐, 경찰의 강경 진압 때문이었느냐’를 놓고 노동계와 경찰의 설전은 물론 정부, 정치권, 시민단체 등에서도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8일 현재 한치의 접점도 찾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형국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당시 집회가 죽창을 휘두르는 불법 폭력시위로 변절돼 경찰 측의 피해가 막대했다고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경찰관 104명이 중·경상을 입고 경찰 차량 99대와 장비 155점이 파손됐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순순히 해산하던 집회 참가자 453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이 와중에 노조원 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경찰과 노동계의 대립은 정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장외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 고 박종태 열사 대전지역 대책위원회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8일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
정부는 강경 대응태세다. 국토해양부는 18일 노동자대회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어떤 명분도 없는 집단행동으로 규정했다.
앞으로 정부는 집단행동에 참여한 화물차주에게 유가보조금 지급 중단과 차량을 이용해 교통방해 시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등의 강경 대응 방침을 선포했다.
정치권은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소통의 문제로 이 같은 사태로 치달았다”며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에 달려있다”고 현 정권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의 진보 정당도 일제히 성명을 발표, 경찰의 강경 진압과 현 정권의 노동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18일 논평에서 “도심 한복판에서 죽창을 휘두른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지난 16일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는 한편 “불법행위를 막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대처했던 경찰 역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정부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양측 모두를 비난했다.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대전지역 34개 시민단체는 18일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폭력사태 유발, 무차별 대량연행, 초헌법적 집회불허 경찰을 강력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회의원과 홍희덕 국회의원 등은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와 관련된 모든 집회는 철저히 진압하겠다는 대전경찰청을 항의방문키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예정된 장소를 벗어났고 도로를 무단 점령해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가져왔을 뿐더러 4m가 넘는 죽창을 사용한 명백한 불법집회였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집회가 벌어졌을 시 강력히 진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찰은 평화적 행진요구를 거부했고, 평화적 집회를 하는 대오를 향해 물대포와 최류가스, 곤봉과 방패를 이용한 폭력으로 의도적인 폭력사태를 유발했다”며 “향후 민주노총의 집회를 진압할 것이라는 대전경찰청의 발표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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