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자파센터 |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변화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환경론자들이나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 현재 문명사회의 편안함에 길들여진 자신의 생활방식은 돌아보지 않은 채 누군가에게 문제를 맡겨 버린다.
누구나 알듯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우리들이 날마다 쓰는 전기, 가스, 물 등의 에너지와 갖가지 물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일상용품을 아껴 쓰면 환경오염은 어느 정도 둔화된다. 그러려면 우리 모두는 반드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그것은 개인의 편리한 삶을 조금씩 포기하는 것이다. 개인이 불필요한 소비욕구를 자제하면 기업 매출은 줄어든다.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제품 생산량도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이산화탄소도 적게 나오고 여러 가지 폐기물도 적게 나오게 된다. 뉴스에는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지만 몸살 걸린 지구에게는 자정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고맙게도 지구는 인류의 무자비한 취급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스스로 자신을 보살펴왔다. 하지만 거대한 지구도 인류의 학대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것을 지구는 강력한 태풍과 대홍수, 지독한 가뭄 등으로 경고하고 있다. 늦기는 하였지만 인류는 이 경고를 듣고 국가적, 세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미래 신산업발전의 중심축으로 잡았다. 이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우리나라가 지구환경 보호는 물론 미래 사회가 가져다 줄 번영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강한 발현이다. 산업계, 학계, 연구계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에너지 원천을 발굴하고, 만들어 낸 에너지를 저장하고,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폐기물을 분리하여 처리하는 일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함은 당연하다.
세계 여러 나라는 국제기후변화협약을 맺고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정치가는 물론 과학자들도 함께 여러 방법으로 지혜를 모으고 있다.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범지구적인 개발과 인류의 끊임없는 욕망에 기인하는 환경문제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풀 수 있다는 것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이 주창하는 녹색정책의 이면에는 여전히 국가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이산화탄소 배출권이 그 한 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각 나라에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분배하였다. 선진국은 후진국의 배출권을 돈으로 살 수 있고 자기 나라가 누리는 영화를 지속시키려 한다. 이는 근본적인 이산화탄소 저감정책이 될 수 없으며, 기술우위를 앞세운 철저한 이기주의의 결과다. 선진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는 지구촌의 이웃들과 미래의 후손을 위해 녹색기술 개발과 협력에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이 무차별적 자연파괴와 국가 이기주의로 점철되었다면 앞으로의 녹색기술혁명은 자연사랑과 인류공영의 기초 위에 세워져야 할 것이다.
창밖에는 새순이 돋아 어느덧 잎이 무성한 푸른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초록색 잎사귀들 위로 쏟아지는 5월 햇살이 눈부시다. 아름다운 산천초목을 벗삼아 살아갈 우리 후손들이 백년 이상 지속될 녹색의 기술혁명을 역사교과서에서 추억할 것을 상상하며 잠시 미소지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