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하성 한국청소년학회장.평택대학교 교수 |
우리의 옛 이야기 속에 숨은 효도와 어른섬기기도 인정의 실천에서 비롯된 것 같다. 측은지심을 갖고 부모, 일가친척, 이웃을 생각하면서 정을 주고 나누며 살아왔다. 흔히들 요즈음 세상이 각박해져서 살맛이 안 난다는 말을 한다. 인정이 메말라간다는 의미로 극복해 가야할 당면과제다. 세상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나누고 격려하는 삶을 살아가야한다.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으며 베풀 수 있음은 진정한 행복이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사랑과 베품은 함께 나눌수록 커져서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훈훈하고 정겨운 인정의 바탕에서 사랑은 싹트기 마련이다. 베품을 통해서 사랑은 이루어져간다. 사랑을 에로스, 아가페, 필리아의 사랑으로 설명하는데 아가페적인 사랑은 인정의 기반 위에서 생성된다. 필리아의 사랑은 뜻을 같이하지 않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 악인까지도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아가페의 사랑에서 필리아의 사랑까지 고양돼야 한다.
파스칼은 중보자가 없다면 신과의 모든 교제는 단절된다고 한다. 인정은 중보자를 성장시켜준다. 인정은 가치갈등과 긴장을 해소하고 사회적응 양식을 강화시켜준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수록 이웃끼리 참된 정을 나누고 함께 해야한다. 인정을 나누는데는 물질보다 정성스럽고 진실한 마음이 필요하다. 마음이 움직일 때에 행동하기 마련이다.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고마운 분들에게 따뜻한 감사와 존경의 편지를 보내는 것도 아름답다.
한 송이 꽃은 시들기 마련이고 선물은 잠깐이지만 감동적인 한통의 편지는 때로는 가보보다, 보석보다 더 소중하다. 진정으로 존경하고 고마움을 담은 편지 한 통은 받는 사람에게 영원한 기쁨이 되고 활력을 불어 넣게 된다. 간편한 이메일이라도 좋다. 분홍봉투에 사연을 담은 연서를 기다리던 대학시절은 40년이 흐른 지금에도 그 추억이 그립고 아름다워 생활에 활력이 된다. 인간의 존엄성도 인정이 흐르는 온기가 있고 윤리가 상존할 때에 가치가 있다. 악의가 사라지고 선함과 배려로 가득한 인정을 꽃피우기 위해서 함께하는 사랑은 힘들고 외로운 현실을 극복해준다.
따뜻한 말 한 마디와 한 줄의 위로, 격려의 글을 이웃에 전한다면 우리사회는 인정이 넘치고 훨씬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아직도 자신의 욕심에 포로가 돼 알량한 권력을 휘두르며 사욕을 채우기에 혈안이 된 불쌍한 사람이 우리사회를 좌지우지하려한다. 결코 이룰 수 없는 과욕임을 자각하지 못할 때 불행과 파멸이 찾아옴을 강조한다. 인정은 상대에게 비나리하게 한다. 측은지심을 갖고 배려하고 나누는 것은 인정에서 우러나옴을 인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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