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대도시의 연극축제 그리고 교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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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대도시의 연극축제 그리고 교통망

[문화초대석]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8 20면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제4회 대전 시민연극축전을 주관하며 새삼 연극에 기울여 준 대전 시민의 성숙한 문화 의식에 감사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대전시가 주최하고 대전연극협회가 주관을 한 이 문화 이벤트는 회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5월의 빛깔을 확실하게 보여주게 되었다.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 송전 대전연극협회장.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장
올 해 처음 초청된 일본의 세미 뮤지컬 작품을 포함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각색한 낭만주의 풍의 “한 여름 밤의 락(樂) 몽”, 우리나라의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등장했다가 소멸한 특이한 직종인 식모(食母)라는 여성 노동직의 고단한 삶을 그린 공지영 씨의 소설을 각색한 “봉순이 언니” 등의 뮤지컬 3편, 갖가지 가정사를 감당하며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지만, 성실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갑자기 대면한 죽음의 손길 앞에 서서 망연자실하다가 치매의 시모와 사회적으로 아직 제 자리를 마련 못한 자식들과 직장에 얽매여 돈 벌어 들이는 기계로 살아오며 자신의 절반의 삶을 방치한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여인의 회한과 죽음 준비를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도시의 이웃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냄비 위의 파리똥” 등 3편의 정극(正劇) 그 외에 3편의 야외극 등이 축제 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선보였고 또 아직 진행 중이다.

이런 문화 이벤트를 치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대도시의 혈맥이랄 수 있는 교통망의 유기적 형성이다. 대전에서 제법 큰 규모로 시민들이 접근하기 가장 좋은 공연장은 아마 연정국악문화 회관일 듯하다. 대전의 중심이 서쪽으로 이동하기 전인 1979년에 세워진 이 극장 주변에는 지하철역이 있고 많은 시내버스가 그 앞을 통과하고 있다. 시설이 약간 노후했지만 최근 약간 보수를 해서 여전히 좋은 공연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이번 축제에서도 중요한 거점으로 기능했다.

문제는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이다. 이미 그 곳은 대전문화의 중심부가 되었다. 비록 5년의 시간이 경과했지만, 명실 공히 중부 지역의 공연예술 메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 대중으로부터 멀리 있는 궁궐과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이번 축제 중 공연 개막 시간에 임박해서 허둥지둥 뛰어 오는 젊은이들을 보며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녔다. 불편한 교통체계 때문이었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지하철은 고사하고 , 통과하는 시내버스도 단 한 노선뿐이라니! 이 지역에는 또 다른 대중 문화시설인 평송 청소년 수련원이 있고, 수목원이 들어섰으며, 남문 광장은 다양한 여가 활동 공간이 되었고, 갑천 수변로는 이제 대전의 한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책로가 되었다. 그런데도 이에 접근할 대중 교통망이 거의 없는 편이다. 주말이면 승용차가 엉켜서 그 앞의 대로에 불법으로 주차되고 있는 것을 대전시의 교통 관련 부처는 알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버스 교통체계가 바뀌었을 때 필자는 그 변화가 처음에는 불편함을 주겠지만, 앞으로 많은 편이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대목만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소통 되지 않은 문화는 퇴락한다. 시급한 개선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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