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선]상부상조 정신과 경제위기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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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선]상부상조 정신과 경제위기의 극복

[경제칼럼]강보선 한국예탁결제원 파생서비스팀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8 21면
우리민족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어려울 때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정신이다. ‘옛말에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라는 속담도 있다. 개인간 또는 조직간 신뢰와 단결을 제고하는 지름길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것이다.

▲ 강보선 한국예탁결제원 파생서비스팀장
▲ 강보선 한국예탁결제원 파생서비스팀장
우리민족의 단결은 경제위기 등 특정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일제 강점기에는 의병운동이나 독립운동의 형태로 외세에 지배에 항거했고 IMF 외환위기 때는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또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의 폭발적인 응원열기 역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축구 강국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응원전은 민족의 단합된 모습을 세계에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농경시절 우리 민족을 지탱하는 대표적인 정신으로 품앗이, 향약, 두레, 계 등의 4대 덕목을 들 수 있다. 이 중 품앗이란 일을 하는 ‘품’과 교환한다는 ‘앗이’가 결합된 말로 우리나라의 공동노동관행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다.

품앗이의 상부상조 정신은 신뢰와 단결을 유도하고 민족적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있어 크게 기여했으며 이러한 민족적 일체감이 위기에 공동대응하는 우리민족의 원천적 동력이라고 필자는 본다.

오늘날 기계화와 임금노동관계의 발달로 전통적 민족의식이나 유대감은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위기 때마다 발현되는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 의식은 오늘날에도 변형된 형태로 계속되고 있다.

도농간에 발생하고 있는 일손 돕기 운동, 사회봉사활동, 1촌1사 운동 등은 품앗이의 변형된 형태이다. 전통적 품앗이는 이웃끼리 이루어지지만 오늘날 변형된 형태의 품앗이는 단체끼리 또는 도시와 농촌간에 대가없이 이루어지는 상부상조운동의 일종이다. 즉 우리민족의 상부상조 정신은 오늘의 환경에 맞게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도움이 필요한 환경적인 변화에 대한 국민모두의 생각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세계적 금융위기로부터 비롯된 경기 침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상부상조하는 조상의 슬기를 오늘에 되살릴 필요가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직업나누기(job sharing)운동은 위기 극복시기마다 등장하는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풍속의 발현이다. 일자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급여를 일부 줄여 신규 인력을 받아들여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직업나누기 운동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모으기 운동 때처럼 전 국민의 호응과 동참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을 통한 위기의 공유 및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까지는 직업나누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거나 이를 충분히 알리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이는 아직 이번 경제위기와 관련해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적 관심 제고와 범정부 및 사회 각계각층의 동참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위환위기 극복사례는 매우 훌륭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듯이 금번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일부 국가들은 우리나라의 위기극복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직업나누기 운동도 외국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직업나누기 운동이 경제위기를 극복한 하나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지구상 오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은 매우 드물다. 위기 때마다 슬기로운 지혜와 단결로 위기를 극복한 민족은 더욱 드물다. 상부상조하는 우리민족의 자부심이나 자긍심을 자극하고 이것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경제 위기 극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이와 함께 위기를 통해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력을 스스로가 확인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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