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들 집회의 대부분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에 대한 반발이어서 경기침체로 곳곳에서 정리해고 등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 집회는 여름으로 접어들며 더욱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짙다.
지난 6일 시작된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고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지회장의 추모집회는 16일 2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 예정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21년 만에 최대규모의 인파가 몰린 지난해 6·10 촛불집회에서도 8000여명이 참여했던 것을 고려하면 22년 만에 대전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집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집회 장소인 정부청사 남문광장에서 법동 중앙병원까지 5km가 넘는 거리시위도 예견돼 있어 대전 지역 도로 곳곳도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거리시위 구간별 주요 노선은 집회장소인 대전정부청사 남문광장에서 출발해 한밭대교와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을 지나 중리네거리, 중앙병원까지 이어져 주변에 엑스포공원, 한밭수목원 등의 유원지에 나들이객들이 몰리면 큰 혼잡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집회가 16일로 집회의 정점을 찍을지도 미지수다.
확실시되고 있는 총파업이 이날 결정되면 집회는 기름에 불을 붙듯 확산될 것으로 보이고, 민주노총과 화물연대 등은 6월까지 집회를 이어가 이슈를 현 정권 심판으로 몰고 갈 방침이기 때문이다.
집회 이후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역시 우려된다.
14일엔 위니아만도의 정규 생산직 근로자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집회가 중구 충남도청 앞에서 노조원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사업장에서 생산직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행된 것은 이번 만도위니아 건이 처음이다. 이들은 집회에서 부당 정리해고된 근로자 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과 검찰 등에선 불법집회에 대해 강경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어 물리적인 충돌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 정권에서 노동정책은 시대를 거꾸로 역행하고 있다”며 “집회는 단순한 노동자 복직을 넘어 현 정권을 심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관계자는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합법적인 집회가 안 된다면 강경 진압할 것”이라며 집회의 강경진압 의지를 내비쳤다.
노동계와 경찰 모두 긴장 속에 16일에 시선이 맞춰지고 있다./김경욱 기자 dearwg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