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억 원을 들여 지난달 문을 연 전수회관은 연면적 1620㎡에 지하 1층 지상 1층에 공연장과 연습실 2개, 전시실, 사무실을 갖추고 있는데 200석 규모의 공연장은 개관 축하공연 이후 단한차례 공연도 없었으며 2곳의 연습실도 웃다리농악(제1호)만 가끔 이용할 뿐 거의 문을 닫아놓고 있는 상태다.
특히 1호부터 18호까지 무형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출품작을 전시하는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제작 시연과 강습공간이 없어 반쪽짜리 전수회관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흔히 ‘인간문화재’로 불렸던 무형문화재는 연극, 음악, 무용, 의식, 놀이뿐만 아니라 공예와 음식 등 일정한 형태가 없는 문화재를 뜻하는 말로 기능과 예능을 포함하는데 시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는 예능을 위한 공연장과 연습실, 전시실만 있을 뿐 장인들이 직접 제작시연하고 후계자를 키울 수 있는 ‘전수’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시무형문화재 중 하나인 A씨는 “타 지역은 예능전수관과 공예전수교육관을 분리 운영하는 등 각 무형문화재의 특성을 살리고 개인 작업실과 강습실을 두고 있는데 공연장과 연습실 위주로 전수회관을 만든 것부터가 문제”라며 “당초 설계 당시 무형문화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공간 활용을 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전국 유일의 떡 무형문화재인 이만희(제10호)씨의 떡을 배워보고 싶어 충북 옥천에서 왔다는 신미자(48·옥천군 옥천읍 삼양리)씨는 “이곳에 오면 각색편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실습도 해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시모형과 설명글만 있어 아쉽다”며 돌아섰다.
이에 대해 연안이씨가 각색편 기능보유자 이 씨는 “전수회관이 만들어지면 떡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통떡 제조법을 전수하려고 했는데 막상 전수회관에 가보니 가사시설이 없었으며 관계자들에게 건의하니 장소가 비좁아 시설을 만들기 어렵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개관 초기다보니 전시물이 빈약하고 공연장 활용이 저조한 게 사실”이라며 “평일 100여명, 주말 200~300명의 시민들이 찾는 등 주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다양한 공간 활용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임연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