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갈릴레이 코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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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갈릴레이 코드’ 다

■천사와 악마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톰 행크스, 이완 맥그리거.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5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물리학자 비토리아는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동료 실비노가 살해당하고 반물질도 사라진다. 한편 바티칸에선 교황 선출을 앞두고 유력한 교황후보 4명이 납치된다. 500년 전 비밀조직 일루미나티는 한 시간에 한 명씩 교황후보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바티칸은 기호학교수 로버트 랭던에게 도움을 청한다.


 과학은 신의 위대함을 구체적이고 쉽게 인간에게 전달하는 천사인가. 아니면 신의 영역을 감히 넘보려는 불경(不敬)스러운 악마인가.

 ‘천사와 악마’는 과학을 천사라 여기는 사제와 악마라 믿고 교회에서 쫓아내려는 사제와의 충돌을 그린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
 팩트 상으로 말하면, 일루미나티는 1776년 예수회 수사 아담 바이스하우프트가 창설한 모임이다. 계몽주의 자유사상가들과 진보적 정치인들로 구성됐으며 괴테, 헤르더 같은 문인들도 일루미나티 사상에 심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1784년 국가의 탄압으로 사라졌다는 게 정설.

 그런데 영화는 이 조직의 기원이 갈릴레이라고 주장한다. 17세기 사람인 갈릴레이가 어떻게 18세기 일루미나티 조직의 멤버가 될 수 있을까.

 영화는 ‘17세기에 시작됐지만 그때는 온건한 모임이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두루뭉수리 넘어간다. 뭘 그런 걸 따지냐는 투다.

 오로지 시각적 볼거리에 집중한다. 일루미나티의 비밀 통로 ‘계몽의 길’을 찾는 단서가 되는 베르니니의 유명한 조각상 ‘하박국의 천사’ ‘성 테레사의 법열’ 같은 아름다운 예술품을 스크린 가득 보는 건 눈의 호사다. 사건과 관련된 장소들의 생생한 묘사도 구미를 당긴다. 산타마리아 델라 비토리오 성당,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판테온, 카스텔 산탄젤로 성, 산 피에트로 성당, 나보나 광장 등 로마의 광경은 멋지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둘러싼 온갖 신비롭고 장중한 의식과 제복의 향연도 황홀하다.

 액션도 강화됐다. 로버트 랭던은 5시간 안에 바티칸 깊숙이 숨겨진 반물질도 찾고 추기경 살인도 막아야 한다. 주먹다짐은 없지만 전력으로 질주하고 폭발과 화염 위험을 헤집고 다닌다. ‘이제 로맨스를 위해 한번 멈추어 볼까?’하는 장면이 없다. ‘다빈치 코드’에서의 랭던이 종교판 인디아나 존스였다면 ‘천사와 악마’에선 제임스 본드에 가깝다.

 랭던은 ‘다빈치 코드’에 이어 톰 행크스가 맡았고 상대역은 매력남 이완 맥그리거.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궁무처장 역을 맡아 이전과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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