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1금융권이 경기 한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제2금융권 시장에 손을 데기 시작했다. 경쟁사간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제1금융권의 행보에 제2금융권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13일 금융감독원ㆍ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18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모두 434.3조원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 보증확대·대출만기연장 등에 힘입어 꾸준히 순증했다. 또 지난달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원화) 증가폭은 3.2조원으로 지난달 증가폭 2.1조원보다 1.1조원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이 늘어난 데는 정부의 신용보증 정책 확대가 한 몫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중소기업 신용대출이 제1금융권을 통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
하지만 제1금융권의 신용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는 반대로 영업실적면에서 누수현상을 빚고 있다. 기존의 고객이 고스란히 제1금융권 은행으로 대출 갈아타기를 할 경우 수익창출 수요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제1금융권의 대출을 받지 못했던 우량 중소업체가 주요 공략 ‘타킷’이어서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
한 제2금융권 관계자는 “20%도 되지 않는 시장을 제1금융권에 그대로 빼앗길까 걱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신규 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태 기자79ykt@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