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구]어버이와 스승, 그리고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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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구]어버이와 스승, 그리고 멘토

[목요세평]강일구 호서대 총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4 20면
  • 강일구 호서대 총장강일구 호서대 총장
오월은 감사하는 달이다. 활짝 핀 꽃핀 자연에 감사하고 자녀들이 잘 자라주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부모님께 감사하고 스승께 감사하는 달이다. 또 다른 말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멘토(Mentor)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다. 내 인생에 귀중한 가르침을 주는 분들에 대해 기억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부모와 선생은 멘토여야 된다고 말한다. 자주 듣고 사용하는 멘토라는 용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를 알려면 아니 진정한 의미의 멘토가 되려면 먼저 고대 세계의 역사로 과거 여행을 해야 한다.

▲ 강일구 호서대 총장
▲ 강일구 호서대 총장
유럽과 맞닿아 있는 고대의 많은 유적을 가진 나라 터키. 이 나라 서북쪽에 고대의 대 전쟁으로 이름난 도시 트로이(Troy)가 있다. 물론 지금은 유적으로만 남아있다. 주전 12세기경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은 시대를 거쳐 오며 수많은 이들에게 문학과 예술의 주제가 되어왔다. 스파르타의 미녀 왕비 헬렌을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데리고 도망하여 단순한 로맨스가 대 서사적 전쟁으로 발전되었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위치한 도시 국가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우스는 에게 해 바다 건너 트로이를 공격하고 빼앗긴 왕비 헬렌을 다시 찾기 위해 그리스의 모든 영웅들을 초청하였다. 위대한 용사 아킬레스도 스파르타를 돕기 위해 왔다. 메넬라우스 왕은 누구보다 또 한명의 호걸 오디세이(Odysseus)의 도움이 필요했다.

오디세이는 헬렌이 왕비가 되기 전에 그녀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돕겠다고 맹세를 한바가 있었다. 오디세이는 이 전쟁에 참가하기를 꺼려하였는데 그것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보다도 이제는 남의 여인이 되어버린 헬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전쟁 참가 독려를 위해 온 사신 팔라메데스(Palamedes) 앞에서 미친척하며 처음에는 응대를 하지 않았으나 결국 제 정신임을 들킨 후 전쟁에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아들을 친구 멘토(Mentor)에게 잘 돌봐달라고 맡겼다. 오디세이는 목마(Trojan Horse)의 계략도 짜내는 등 대활약을 하여 결국 트로이를 무너뜨리고 스파르타의 승리를 이끌어내었다. 기약 없는 전쟁터로 나가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십 수년이 훨씬 넘게 걸리게 되었고 이것이 오디세이의 모험이다.

한편 이타카의 집에 남겨진 오디세이의 아들은 멘토에게서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아무 곳도 가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멘토는 친구 아들의 안전만을 신경 쓴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아테네 도시의 주신 아테나(Athena)는 어느 날 멘토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텔레마쿠스에게 나타나 아버지 오디세이를 찾아 나설 것을 명령한다. 멘토로 변장한 아테나 여신을 진짜로 여기고 아들 텔레마쿠스는 먼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또 다른 모험의 길을 떠난다. 결국 두 부자는 나중에 만나 집에 성공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멘토란, 단어가 아니고 사람의 이름이었고 이 아테나 여신이 분한 멘토의 역할이 오늘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1699년 프랑스 작가 프랑소와 페넬롱이 자신의 작품에서 멘토라는 말을 ‘신뢰할 만한 상담자’의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근래에 와서 더욱 널리 이 용어가 사용 되게 되었다.

우리 시대 진정한 멘토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외침을 주는 사람이다. 또한 진정한 멘토는 아들 텔레마쿠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듯 인간이 존재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찾아 나서게 만드는 사람이다. 교육의 현장에 필요한 멘토로서의 스승은 지식의 전수자가 아니라 인생의 참 의미와 목적을 찾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역사는 주고 있다. 이것이 부모와 스승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님들이여 선생님들이여 자녀들과 제자들을 울타리 안에 가두려 하지 말고 세계 대양을 향해 도전과 벤처정신으로 나가는 이들이 되게 하시라. 그리고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숭고한 목표를 위해 인생을 걸게 지도하는 참 멘토가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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