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일구 호서대 총장 |
오디세이는 헬렌이 왕비가 되기 전에 그녀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돕겠다고 맹세를 한바가 있었다. 오디세이는 이 전쟁에 참가하기를 꺼려하였는데 그것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보다도 이제는 남의 여인이 되어버린 헬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전쟁 참가 독려를 위해 온 사신 팔라메데스(Palamedes) 앞에서 미친척하며 처음에는 응대를 하지 않았으나 결국 제 정신임을 들킨 후 전쟁에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아들을 친구 멘토(Mentor)에게 잘 돌봐달라고 맡겼다. 오디세이는 목마(Trojan Horse)의 계략도 짜내는 등 대활약을 하여 결국 트로이를 무너뜨리고 스파르타의 승리를 이끌어내었다. 기약 없는 전쟁터로 나가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십 수년이 훨씬 넘게 걸리게 되었고 이것이 오디세이의 모험이다.
한편 이타카의 집에 남겨진 오디세이의 아들은 멘토에게서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아무 곳도 가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멘토는 친구 아들의 안전만을 신경 쓴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아테네 도시의 주신 아테나(Athena)는 어느 날 멘토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텔레마쿠스에게 나타나 아버지 오디세이를 찾아 나설 것을 명령한다. 멘토로 변장한 아테나 여신을 진짜로 여기고 아들 텔레마쿠스는 먼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또 다른 모험의 길을 떠난다. 결국 두 부자는 나중에 만나 집에 성공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멘토란, 단어가 아니고 사람의 이름이었고 이 아테나 여신이 분한 멘토의 역할이 오늘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1699년 프랑스 작가 프랑소와 페넬롱이 자신의 작품에서 멘토라는 말을 ‘신뢰할 만한 상담자’의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근래에 와서 더욱 널리 이 용어가 사용 되게 되었다.
우리 시대 진정한 멘토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외침을 주는 사람이다. 또한 진정한 멘토는 아들 텔레마쿠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듯 인간이 존재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찾아 나서게 만드는 사람이다. 교육의 현장에 필요한 멘토로서의 스승은 지식의 전수자가 아니라 인생의 참 의미와 목적을 찾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교훈을 역사는 주고 있다. 이것이 부모와 스승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부모님들이여 선생님들이여 자녀들과 제자들을 울타리 안에 가두려 하지 말고 세계 대양을 향해 도전과 벤처정신으로 나가는 이들이 되게 하시라. 그리고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숭고한 목표를 위해 인생을 걸게 지도하는 참 멘토가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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