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9월 천안 A대학병원에서 폐암진단을 받은 이모(64.아산시)씨. 가끔 가슴이 답답하던 그는 진단결과 폐암 2기에서 3기로 진행판정을 받았다. 수술적요법이 불가피한 김씨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호흡기질환 전문센터가 있는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투병중이다.
#2. 천안 B대학병원에서 지난해 10월 폐암진단을 받은 정모(여.55.천안시)씨. 담배조차 피지 않은 그녀는 갑작스런 가슴통증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2기를 선고 받았다. 자녀의 넉넉치 못한 수입에 기대 살고 있지만 수술을위해 폐암 전문센터가 있는 서울 민간병원으로 옮겼다.
충남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폐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전담할 전문의료센터가 없어 이씨 등의 경우처럼 원정진료가 늘면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관련기사 &면)
이들이 서울 등 대도시로 원정치료와 수술을 받으면서 환자의 어려움도 문제지만 치료비와 각종 경비 역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진료 역시 환자가 전문의료센터가 있는 서울 등 대도시로 집중되면서 2개월 이상 대기시간이 필요한데다 예약을 했더라도 시간이 밀려 제때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혈액과 임파선을 통해 암세포가 전이돼 수술을 받더라도 완치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우려가 높다.
수술 이후에도 항암 및 방사선치료를 위해 2∼3일 또는 일주일 단위의 잦은 입원과 완치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5년간 통원치료가 뒤따라야 해 지역별 전문의료체계를 갖추는 일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폐암환자의 경우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변의 병원에서는 진료기록 등 환자에 대한 정보가 없어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늦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일부 환자들의 의료사대주의까지 가세해 지역 병원이 호흡기질환 관련 진료과목을 운영해도 무조건 서울 등 대도시를 찾아 인식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단국대병원 박우성 병원장은“폐암을 비롯한 모든 암들이 조기진단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 전문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진단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전국에서 폐암발생율이 가장 높은 충남지역에 호흡기질환센터를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천향대학 천안병원 김용훈교수(호흡기내과)도“폐암치료는 표준화됐을 정도로 의료진의 수준은 평준화 돼있다”며“지역 의료자원을 활용하고 환자들의 신뢰를 향상시켜 치료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호흡기질환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인 암지도에 따르면 전국발생율(100.0)을 기준으로 충남지역 폐암발생은 남자 111.9, 여자 111.5 등 평균 111.7로 16개 시ㆍ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천안=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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