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 상인에게라도 신용보증을 통해 대출을 해준다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은행문을 두드린 것이 이제는 여관방 신세를 면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최씨는 “그동안 월세 40만원을 갚느라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며 “이 돈으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5만원의 원룸으로 옮길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2. 대전 동구 신흥동(도깨비시장)에서 생선노점을 운영하는 이숙자(53ㆍ가명)씨 역시 300만원의 신용보증 대출에 무거웠던 근심거리들을 던졌다. 그는 지난해 3월 남편이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세로 실명하는 바람에 병간호와 장사를 병행하며 생활고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보유한 재산이 뚜렷치 않아 금융기관의 신용대출을 받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금융소외자들에 대한 대출로 당장 급한 불은 껐다. 이씨는 “급하게 필요했던 병원비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다른 사람에겐 적은 돈이겠지만 우리에겐 300만원이 기적”이라고 전했다.
300만원이 기적을 불렀다. 5개월째로 접어든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에 따른 대출로 지역 서민들에게도 희망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을 비롯해 새마을금고, 신협 등 3개 금융사는 올해 초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에 대한 협약을 맺고 지역 서민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11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부터 대출에 들어간 새마을금고연합회 대전충남시도지부에서는 현재까지 1853건, 85억8000만원이 지급됐다. 지난 2월 9일부터 시작된 신협 대전충남지역본부의 대출 공급은 170건, 7억6000만원에 달했다. 같은달 10일부터 시작한 농협 대전ㆍ충남지역본부는 333건, 15억5000만원의 보증대출을 지급해 지역서민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점포 없는 저신용자의 경우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신용보증이 가능하며 사업자등록증이 있다면 5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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