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을 기다린 끝에 막내딸이 우리 품에 안긴 날인 것이다. 나와 남편, 그리고 아이의 든든한 오빠가 될 두 아들과 함께 막내딸을 맞이하던 그날, 내 품에 안긴 아이는 소중한 내 딸 현지였다. (입양으로 막내딸을 얻게 된 현지 모 김희연씨의 전언) /편집자 주
▲ 현지로 인해 기쁨이 늘어나는 희연씨와 두 아들, 엄마 품에서 잠든 현지의 다정한 모습 |
결혼 10년차인 김희연·신상균씨 부부는 10살 난 현서(가오초 3년), 7살 된 현겸이의 부모이기도 하다.
이들이 막내딸을 원한 건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서와 현겸이에게 동생을 안겨주고 싶었던 이들 부부는 셋째를 임신했지만, 유산의 아픔을 맛봐야만 했다.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한동안 병실에 입원해야 했던 희연씨는 TV 속 신애라·차인표 부부 등의 입양 사례를 보고, 남편 상균씨와 상의한 끝에 입양을 결심한다.
입양 결심 후 지난해 1월 홀트아동복지회 충청아동상담소 입양신청을 해 놓고 애지중지 기다리기 15개월.
그토록 기다리던 막내딸이 이들 부부에게로 온 것이다.
“15개월 동안은 아이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아이일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현지를 보자마자 눈물 말고는 다른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거에요, 그런 느낌 있잖아요. 가족이라는 말 외에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현지를 처음 본 느낌이 어땠느냐는 말에 현지 어머니의 대답이었다.
현지가 온 지난달 18일 이후 이들 가족의 생활은 더욱더 활기차졌다.
현지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잠에서 깨 아이를 살피는 남편, 학교와 유치원에 갔다가 오면 제일 먼저 동생을 찾는 두 아들, 모든 일을 현지에 맞추는 희연씨까지 현지로 인해 이들 가족은 또 다른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입양아들이 커가며 겪는 정체성에 대해 걱정이 들지 않을 수는 없을 터, 그에 대해 물었고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현지가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굳이 숨기지 않을 거에요, 저희가 현지를 택한 것도, 현지가 저희를 택한 것도 아니니까요. 운명이자 인연이고 숙명인 거죠. 두렵진 않습니다. 현지가 지금도 우리 딸이고, 먼 훗날에도 변함없는 우리 딸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테니까요”
끝으로 현지가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현지를 만나는 많은 이들이 현지 때문에 기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되요”라는 희연씨의 말 속에 이들 가족의 아름다운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었다.
한편, 대전지역에선 입양기관을 통해 지난해 67명, 2007년 60명의 아이가 새로운 가족의 품에 안겼다. 같은 기간 충남은 각각 8명, 4명이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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