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종성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장 |
사실 ‘미래’나 ‘우뇌’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비즈니스를 포함한 우리 생활 전반에 디자인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디자인을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두는 디자인 경영은 1920년대에 독일의 AEG(가전제품)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브랜드 가치 제고 및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정부에서 디자인 경영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업들도 창조 경영에 눈을 돌리면서 디자인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여 높은 성과를 산출하고 있다.
최근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는 디자인 만 변경해 매출 효과를 본 16개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였는데, 이 기업들은 평균 2억5백만 원을 투자해 매출이 37억4천만 원 상승하는 등 디자인 개선 전보다 매출 54%, 수출 37%의 신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디자인 투자가 R&D 투자에 비해 19배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제품 원가상승 등의 직접적인 문제와 기업 CEO의 마인드 부재로 인하여,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품질 수준을 자랑하는 유수의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수준의 상대적 저하와 마케팅의 한계,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불합리한 인식까지 더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제는 디자인 경영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례들에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심미성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음식물처리기에 디자인을 가미해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창업기업, 컬러 디자인 줄자를 출시한 후 세계 시장점유율 3위로 성장한 중소기업의 경우도 디자인 경영의 좋은 사례이다.
디자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기업에는 뛰어난 디자인 안목과 강력한 의지를 가진 CEO가 존재해왔다. 디자인 경영을 추진하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CEO의 의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디자인 변경을 요청하는 엔지니어의 요구에 ‘구겨서라도 넣어라’고 지시하여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제품을 탄생시켰던 어느 중소기업 CEO의 일화도 있다.
디자인을 제품의 외관을 꾸미는 하나의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핵심 전략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선진기업 사례 등을 연구하여 자사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내부에 디자인 개발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역량이 부족한 기업도 중소기업청이나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지원제도를 활용하여 창의적인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창업기업 또는 내수 중소기업에게 수출포장디자인 개발비로 천5백만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으며,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세계일류미래유망상품디자인개발·디자인컨설팅사업·신기술디자인개발사업·공공디자인개발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를 생각하는 절제된 디자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둘 때, 소비자들은 그 기업과 그 기업의 제품을 신뢰하게 된다. 우뇌를 동원한 디자인 혁신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