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경]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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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경]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문화초대석]임해경 충남대학교 예술대학장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11 20면
  • 임해경 충남대학교 예술대학장임해경 충남대학교 예술대학장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경기를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보았지만 볼 때마다 벅찬 감동이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의 쾌거도 기억에 생생하다. 10년, 20년 전에는 감히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피겨스케이팅같은 예술적인 스포츠도 그렇거니와 수영은 동양인으로서는 체형부터가 세계무대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던 것 같다. 경제에 문외한이지만 삼성전자가 소니를 압도했다는 기사도 자주 언론에서 접한다. 불과 수 년 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면 누구나 꿈같은 소리로 치부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모두가 당연하게 여긴다. 문화나 경제나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런 뉴스가 드물지 않은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 임해경 충남대학교 예술대학장
▲ 임해경 충남대학교 예술대학장
모든 성취의 뒤에는 남다른 노력과 더불어 기존의 틀을 벗어나 껍질을 깨는 아픔과 도전이 필요하고 이는 개인이나 집단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로마인 이야기」에서도 이탈리아 반도 중간에 위치한 작은 도시국가가 세계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국가 내부든 외적인 것이든 역경을 이기고 성취하고자 하는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원동력이 완전히 사라지자 로마도 마침내 멸망하였다. 어쩌면 일견 일상적인 평범한 개인의 생활도 그 내면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 아닌가 한다.

한국 최고의 공연장인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우리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오케스트라 (CNU Symphony Orchestra)의 연주가 확정되었다. 참으로 기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연주는 통상 까다로운 대관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인데 비수도권 대학으로는 우리 학교가 최초로 서는 무대라 들었다. 처음 서는 오케스트라의 경우에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관 자체가 불허되는 경우가 많다.

충남대학교 관현악과 오케스트라는 작년에 성년이 되었고 20주년 기념음악회를 정말 훌륭하게 연주했다. 끝나고 뒤풀이 장소에서 나는 예술의 전당 연주를 제안했고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추진했다. 우선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었기에 연말 단과대학별로 사업설명회가 있을 때 직접 브리핑을 하며 당위성을 주장했다. 올해 등록금 동결로 모든 대학의 사업을 축소해야하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우리는 감사하게도 신청한 예산이 확정되었다. 그 다음 문제는 대관! 어렵게 따온 사업비를 우리의 실력이 부족하여 대관에서 탈락하면 어떻게 하나? 모두가 힘을 모아 서울 음악계의 지인(知人)들께 부탁했다. 지방대학에선 처음 있는 일인데 현재 서울편중의 문화에서 좋은 기폭제가 되지 않겠느냐? 한 번만 기회를 달라. 잘할 수 있다. 여러분께 우리의 열정을 보여주었고 간청하였다.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드디어 4월 말에 고대하던 기쁜 소식이 왔다. 예술의 전당으로부터 우리가 대관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잘한다고 했지만 학생들이 중앙무대에 서면 모든 것이 다를 것이다. 더구나 세계적 수준의 음악이 귀에 익은 관중들을 감동시킬 연주를 선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좌절도 있고 눈물도 있을 것이다. 한 번의 좋은 연주를 위해 몇 달이고 열정을 바쳐야 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그러한 도전이야 말로 우물 안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가 아닌가! 작은 하나의 도전을 통해서 더 큰 도전을 준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11월 22일 오후 3시에 우리는 연주한다. 학생오케스트라의 경우는 낮에만 허가하기 때문. 우리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학생, 동문, 나아가 충청인의 화합과 결집을 위한 감동의 콘서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전· 충청인들의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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