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보랴 살림하랴 서글퍼라 어버이날

  • 사회/교육
  • 미담

손자보랴 살림하랴 서글퍼라 어버이날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08 5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40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경순(80·가명) 할머니는 시집와서 50년 넘게 살아 고향이나 다름없던 부여 땅을 벗어나 몇 해 전 대전으로 왔다.

직장인인 자식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아 아들 부부가 타지로 떠났지만, 학교 교육 때문에 대전에 남은 손자들을 떠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한평생 텃밭을 가꾸는 것을 취미이자 직업으로 삼았던 김씨에게 흙을 밟을 수 있는 땅이 한 평도 없는 아파트에서 답답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며 손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

고향 땅에서 혼자 살았을 땐 연락이 뜸하던 자식 내외도 손자를 떠맡고 있자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한다.

오직 손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때문이다. 이영희(71·가명) 할머니도 6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동구에서 아들 내외와 살고 있다.

맞벌이 부부를 하는 아들 부부를 대신해 집안살림과 손자들 양육까지 맡아 하느라 하루하루가 힘겨움의 연속이다.

고령에 혼자 이 모든 일을 하기엔 버겁지만,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자식 내외에게 힘든 내색조차 하지 못한다.

자식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들어보지 못했고, 자식이라 누구에게 하소연하지도 않는다.

이들 할머니와 같이 자신의 여생을 자신이 결정짓지 못하거나 자식들에게 소외되고 학대받는 노인들이 급속한 산업화로 말미암은 이 사회의 상처로 남아있다.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2005년 2033건이었던 노인학대사례건수가 최근 발표한 2007년 통계에선 2312건으로 300건 가까이 늘어났다.

학대발생 장소도 가정 내에서의 학대가 전체 학대 발생 장소의 92.9%를 차지해 가족에 의한 학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보호기관 관계자는 “노인들은 그 누구보다 가족에게 학대를 많이 받으며, 이는 노인들에겐 두 배의 고통을 준다”며 ““노인을 학대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지만 만일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엔 누구든지 경찰관서나 지자체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