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 |
멕시코에서 발생한 이 바이러스를 멕시코가 조기에 잘 대응하였다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멕시코가 초기에 잘 대응하였다면 한국은 물론 유럽에까지 확산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들이 심리적으로 불안에 떨지 않고 예산부분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낭비가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번 바이러스가 위협적인 단계에까지 미치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가 조기에 적합한 대응을 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교훈을 배우기에는 참으로 큰 값을 치루고 있습니다. 조기발견 조기대응!
우리나라가 조기에 적합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특별히 교육분야 일 것입니다. 교육은 한 사람과 가정 그리고 나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중대하다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교육백년대계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안스럽게도 우리나라가 교육 분야에 있어서 조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행정이 지난 50여 년간에 걸쳐 중점적으로 관심을 어느 곳에 쏟았습니까? 대학입니다. 입시, 개혁, 지원 등의 단어가 정부로부터 언론을 통하여 발표될 때마다 거의 대부분 대학과 관련된 사항들입니다. 대학입시를 비롯하여 대학교육개혁, 대학지원사업 등에 혼신을 쏟아 왔습니다.
대학이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 대학입시가 학부모님들의 초관심사라는 것, 대학졸업이 개인과 가정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 등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교육의 핵심적 기초는 적절한 조기교육의 바탕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추를 꿸 때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첫 단추가 잘못되면 다른 단추들 모두가 잘못됩니다. 따라서 적기에 조기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다음으로 이어지는 교육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 결과 역시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기교육 가운데 무엇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인성교육의 바탕이 없는 능력교육은 마치 준비 안 된 사람에게 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대학에서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늦은 감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20년 된 나무의 휘어진 줄기와 가지를 바로 잡으려는 행위와 흡사할 것입니다.
인성교육의 적기는 대학도, 중 · 고등학교도, 초등학교나 유치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태아시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군가 폭력적이라면 이 사람이 모태에 있을 때 어머니가 스트레스로 시달렸을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모 교육이 중요합니다. 산모를 대하는 남편의 언어 사용과 손놀림 동작이 중요합니다. 부부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와 교감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유아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조기 시절에 형성된 사고와 언어와 행동과 습관이 일평생 지배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익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기업이 신임사원의 능력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를 더 우선시한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교육을 통한 인재양성과 국가경쟁력이 기대되면 될 수록 가정과 부모와 나라사랑의 인성 교육에 더 실재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입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에게 효를 다 하는 인성교육의 뿌리를 내리는 어린이날이 365일 된다면 몇 년 후에 한국의 대학들은 위대한 대학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역시 위대하여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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