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 우회도로 탓에 수개월 동안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감수해 왔는데 새 도로개통을 앞두고 이제는 행정당국의 착오가 불거지는 바람에 영업장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5일 한국토지공사, 대전시, 가수원동 상인 등에 따르면 토공은 도안신도시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대전 주 간선도로인 계백로를 현 8차로에서 10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공은 지난해 12월부터 가수원네거리 인근 기존 도로를 폐쇄하고 임시로 우회도로를 내 수개월 동안 차량을 소통시켜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새 도로 개통을 목전에 두고 행정당국의 어치구니 없는 실수가 원인이 돼 악재가 터져나왔다.
차선 도색 작업 중 새 도로 폭이 본래 계획안에 못 미치는 하자가 발견된 것.
이에 따라 본래 계획대로 도로 및 인도 폭을 확보하려면 인근 상가 점포 안까지 도로계획선이 파고들어야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토지 대장상에 인근 상가 부지 중 일부가 도로로 돼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만 믿고 공사를 진행한 것이 화를 부른 셈이다.
길바닥에 내몰릴 위기에 놓인 상가는 타이어 및 스포츠 전문점, 식당 등 모두 9곳이며 구간은 약 200m에 달한다.
한 상인은 “우회도로 때문에 상가 접근성이 떨어져 수개월 동안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는데 도로 개통을 앞두고 사정이 나아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토공과 대전시의 이해할 수 없는 실수로 점포마저 헐리게 생겼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상인은 “도로계획선을 토공과 대전시가 잘못 알고 공사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애초에 정확히 파악하고 공사를 동시에 진행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은 착오는 인정하면서도 실수가 불거진 원인과 향후 계획에 대해선 명쾌히 밝히지 못했다.
토공 관계자는 “일부 상가 부지가 도로로 편입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측량 결과에 따라선 건물을 헐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현재 상인, 대전시 등과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사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대전시 관계자도 “무슨 이유에선가 모르겠지만 토지 대장상에 일부 상가 부지가 도로로 돼 있어 해당 위치에 도로가 나 있는 줄 알았다”며 “도로 개통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지장물 위치 파악을 위해 지적공사에 정확한 측량을 의뢰한 상황으로 일단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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