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옻칠 연구의 산실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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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옻칠 연구의 산실 '한눈에'

한남대 최영근 교수 두번재 개인전

  • 승인 2009-11-26 10:07
  • 신문게재 2009-05-06 1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혼돈과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다. 혼돈과 무질서는 새로운 창조, 새로운 질서를 잉태하고 있다. 창조주는 혼돈의 상황에 하나하나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이 세상을 창조했다. 조형 예술가는 혼돈과 무질서 상태의 생명이 없는 재료에 조형적 질서를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작품이 태어난다.”

▲ 청로변 풍경
▲ 청로변 풍경
최영근(한남대 디자인학과 교수) 작가가 19년 만에 탈을 깨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영근의 칠(漆)’이라는 주제로 오는 14일까지 대전 이안갤러리에서 그동안 몰두해 온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지난 1990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두 번째 개인전을 열기까지 꼬박 19년이 걸린 것이다.

최 작가는 지난 1984년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부문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공예가로써 확고한 위상을 정립했다.

최 작가는 횟수를 늘리는 전시를 지향하고 연구결과의 산물인 ‘작품’을 갖고 전시를 열어햐 한다는 지론이 있었기에 19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다.

▲ 창세기
▲ 창세기
최 작가는 “흔들림이나 동요 없이 혼과 열정이 담긴 꾸준한 작업 활동을 해 왔다”라며 “전통을 중시하면서 기법이나 재료 등 현대미술과 접목시키려는 다양한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19년이란 시간은 최 작가가 전통 칠을 대변하는 옻칠에 몰두했던 시기다.

스스로 전통 옻칠의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익히고 새로운 조형적인 방법론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거듭해 온 것이다.

최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수년에 걸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됐으며 몇몇 작품은 10년이 넘게 소요된 것도 있다.

인스턴트 작품이 아닌 슬로우 푸드와 같은 작품을 완성시키고 싶었다는 최 작가는 “재료 특성도 있겠지만 진정으로 의미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 태초의 울림
▲ 태초의 울림
최 작가의 칠화의 세계는 극도로 절제된 동양화 한 폭과도 같다.

우주적 깊이를 느끼게 하는 그윽한 현(玄)의 주는 깊이감은 우주공간을 연상시키고 인간의 심원한 정신적 공간을 나타내며 ‘창세기’, ‘혼돈’, ‘빛’ 등의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의 여정에 서 있던던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재료에 몰입해 자신만의 본질적인 조형세계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전통 칠이 갖고 있었던 제한적인 조건을 극복함으로써 21세기적이고 현대적인, 보편적 조형미로의 승화 가능성을 한껏 기대하게 하고 있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는 우주적 신비와 창조의 깊은 추상성을 나타내는 큰 작품들이 많지만 소소하면서도 친숙한 작품들이 함께 하고 있다”라며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미감마저 감상할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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